박상천-김한길 '속닥속닥', 정세균은 외면
행사장의 첫줄에는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김한길 중도개혁 통합신당 대표,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나란히 앉았다. 김 대표와 박 대표는 간혹 덕담을 나누기도 했으나 정 의장과 김 대표 및 박 대표는 시종일관 외면했다. 열린우리당-민주당 간에 깊어진 감정의 골과 민주당-중도개혁통합신당 간의 소통합 기류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박상천 대표는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합은 대선 승리를 위한 것"이라며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이들이 모이는 잡탕 정당이거나 정권 실패 책임 세력과 함께 해서는 한나라당을 이길 수 없다"며 자신의 '통합 대상 배제론'을 거듭 분명히 했다.
김한길 대표는 "2007년 우리가 또 한번 뭉치지 못하면 5.18 가해세력이자 군사독재세력의 후예인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맡길 수밖에 없다"며 "통합은 시대정신이고 한나라당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이다. 중도개혁주의 통합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반면 정세균 당 의장은 앞으로 대통합 전망에 대해 "잘 될 겁니다"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정 의장은 그러나 이날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선 박 대표를 겨냥해 "오만하고 폐쇄적인 태도여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러한 기류는 기념행사장 곳곳에서 드러났다. 행사 직전 국립 5.18 민주묘지 정문 앞에 미리 모여 있던 열린우리당 의원들 앞을 박상천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지나쳤으나 박 대표와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인사도 나누지 않고 서로 모른 체 하기도 했다.
상종가 손학규
|
대선주자들 가운데 움직임이 두드러졌던 인사는 단연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그는 행사에 참석한 30여 명의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하나하나 인사하며 덕담을 나눴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손 전 지사가 자신과 나란히 앉자 손을 맞잡으며 전날 광주에서 어디를 다녔는지를 이야기하는 등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행사장에서 두 사람 뒤에 앉아 있던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예전에 둘은 이상동몽(異床同夢)이었는데 이제 동상동몽(同床同夢)이 될까요?"라고 농담 섞인 덕담을 건넸고, 이에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 의원이 정확한 정리를 하셨다"고 받았다. 손 전 지사는 함께 웃기만 했을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손 전 지사는 범여권의 반한나라당 연대론에 대해 "오늘날의 5.18 정신은 화해와 상생, 융화동진의 길로 나가는 것"이라며 "융화동진의 정신은 누가 한가운데 서는 것이 아니라 손잡고 함께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세균 당 의장과의 회동이 그 시작이냐'는 질문에는 웃기만 하고 답변은 피했다.
정동영 '개인플레이'…한명숙 '대통합론'에 성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해 기념사를 한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노 대통령과 정 의장의 대립과 관련해 해석하기도 했다. 반면 '정(동영)-손(학규) 연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정 전 의장은 이날 오후 광주 시내에서 열리는 영화 <화려한 휴가> 시사회에 참석해 손 전 지사와의 조우가 예상된다.
대선주자들의 5.18 기념행사 공동참배와 연석회의를 제안했던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대선주자 연석회의 제안에 대해 몇 분은 긍정적이었으나 충분하지 않아 중단됐다"며 "그러나 대통합은 2.14 전당대회의 결의이기도 하지만 이 시대의 시대정신이고 대선주자 모두에게는 이를 지키고 발전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대선주자 연석회의는 하나의 제안이었을 뿐 구체화되지 않아 무산됐다고 보기 어렵고 대선 주자 모두가 대통합의 정신을 생각하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만나서 대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연석회의 및 범여권 통합론에 한발짝 다가선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날 강연에서 "대통합의 밀알이 되겠다"고 강조했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묻자 "이곳에서 밝히긴 어렵다"고 대답을 피했다.
이화영, 백원우 의원 등 소위 친노계 의원들은 김혁규 의원, 한명숙 전 총리 등과 함께 움직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지역주의 회귀 움직임을 비판한 노 대통령의 연설과 관련해 김근태 전 의장은 "결의를 갖고 민주주의 발전을 지키자는 말씀으로 들었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천정배 의원은 '민주세력 무능론'에 대한 비판에 대해선 "민주세력의 성과와 정당성을 이야기 한 것으로 보고 100% 공감한다"며 "광주 정신, 6월 항쟁 이후의 민주주의 성과를 이어받아 민생과 평화라는 목적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역주의는 극복해야 할 망국병으로 지역주의가 있으면 민주평화개혁세력의 통합은 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은 지역주의가 강화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장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행사장 첫줄에 앉은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기념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연주되는 동안 한 소절도 부르지 않았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