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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버스, 스러진 이들을 부활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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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버스, 스러진 이들을 부활시키자"

[기고] 6월 28일, '세월호 버스'를 타야 하는 이유

집을 나서는 것 자체가 두렵다. 수학여행이라는 단어가 슬프게 들린다. 더 이상 배를 탈 수 없을 것 같다. 큰 소리로 웃거나 농담하는 것이 죄 짓는 것 같다. 정부의 공식 발표를 믿을 수 없다.

2014년을 한국에서 맞이하는 많은 이들은 아마도 위 사항 중 대부분이 자신의 현재 상태와 비슷하다는 걸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지난 4월16일 아침 이후, 한국 사회는 그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아니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을 지나고 있다. 세월호……. 최근까지 거의 대부분이 그 존재를 몰랐던, 제주도행 배편 이상의 관심이 없었던 이 여객선이 진도 앞바다 맹골수도에서 침몰했던 그날 아침, 한국은 함께 시린 물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창졸지간에 사랑하는 이를 잃어야했던 가족들은 말할 것도 없이, 사건의 진행 과정을 접한 이들 모두는 밀려드는 슬픔과 허탈함, 그리고 분노에 쉽사리 일상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그리고 이와 같은 감정들은 대부분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움' 속에서 시작한다.

ⓒ프레시안(손문상)

수없이 오가던 뱃길, 평온하던 그 곳에서 왜 6835톤(t)에 이르는 여객선이 기울어진 것인지, 천천히 가라앉던 상황에서 왜 그 많은 사람들은 탈출의 기회를 얻지 못했는지, 공해상 먼 바다도 아닌 지척의 사고에 대한 조치가 왜 그토록 더딘 것인지, 두 달이 훌쩍 넘은 지금도 11명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데, '전원구조' 기사는 그때 왜 그리도 성급하게 방송되었는지, "가족들의 요구가 해결되었는지 직접 확인 하겠다"며 휴대전화 번호까지 꼼꼼하게 챙기신 '각하'께서 왜 청와대 턱밑까지 찾아간 가족들을 수천의 경찰로 에워쌌는지, 그리고 왜 끝내 외면한 것인지, 그를 잡는다고 위의 원인들이 밝혀질 것 같지도 않은데 왜 공권력은 '유병언 잡기' 놀이에 푹 빠져 있는 것인지, 더욱이 그리도 열심(?)인데 왜 터럭하나 발견하지 못하는지, 세월호 참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이 오리무중이다.

생각해보면 이와 같은 오리무중은 비단 세월호 참사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왜 전에 없이 잘 산다는 요즘, 송파구의 세 모녀는 70만 원을 남기고 생을 마감 할 수밖에 없었는지, 왜 이웃 나라의 끔찍한 사고를 목도하고도 정부는 핵발전소 증설을 강행하는지, 어르신들의 소중한 삶의 터전 한 가운데에 송전탑을 박아 넣으면서도 왜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는지, 복직 약속에 눈물을 삼키며 도장을 찍은 노동자들을 길바닥으로 내몬 회사가 왜 버젓이 자동차를 팔아먹을 수가 있는 것인지, 부정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이 왜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는지, 그리고 이와 같은 일들은 왜 대부분 언론에서 기사한 줄, 방송 한번 나오지 않는 것인지…….

지금의 한국 사회는, 모든 것이 납득되지 않지만, 그런 채로 모든 것이 진행되고, 또 지나간다. 마치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침몰해버린 세월호처럼 말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우리는 모두 한국이라는 난파선에 갇힌 채 "가만히 있으라"는 공권력의 엄포 속에서 가라앉고 있는지도 모른다.

6월 28일, 한국사회 곳곳의 침몰 징후를 접한 이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와 철저한 진상조사 촉구를 위해 모인다. '세월호 버스'는 난파당한 한국, 확장된 세월호의 침몰 앞에서, 진도 앞바다의 비극이 비단 유가족만의, 혹은 실종자 가족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고통과 슬픔임을 천명하는 것이리라. 더 이상 가만히 두고만 보고는 있지 않겠다는 전 국민의 의지이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안타깝게 스러져간 이들을 역사 앞으로 부활시켜내는 결단이다.

그 날 우리 함께 서울에 모여 진도 앞바다에서 숨진 넋들을 달래고, 돌아오지 않은 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지친 이들의 어깨에 기운을 실어주었으면 한다. 우리 모두가 곳곳이 멍투성이, 피투성이인 세월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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