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단 제2서기가 되자 각종 공무로 바쁜 와중에도 많은 외국 서적 번역서들을 읽었고, 영어공부도 열심히 했다. 해외 파견연수로 공부하면 가장 좋겠지만 자신이 맡은 일 때문에 외국에 오랫동안 나갈 수 없는 형편이었다. 후진타오는 아침마다 라디오 영어강좌를 열심히 들었고, 시간을 쪼개가며 영어를 열심히 읽었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중국 인문학은 사실상 마르크스-레닌학이었다. 대학생들도 다양한 외국 사회과학 이론서들을 읽기 어려웠다. 각종 자본주의 경제학도 1980년대부터 번역서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문혁 10년 동안 공부를 못한 세대들은 문혁이 끝나자마자 배움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했다.
후진타오도 마찬가지였다. 1980년대 이전 공산중국에서 제1외국어는 러시아어였다. 후진타오도 러시아어를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었고, 영어 실력은 별로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중국이 개혁 개방으로 나가면서 중국 지도자들도 인정 안 할 수 없는 현실이 많았다. 그 중 하나가 아무리 미국과 영국을 제국주의로 욕하더라도 영어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흔만 되어도 새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후진타오는 계속 자신을 채찍질 했고, 열심히 자신을 갈고 닦았다.
1980년대 중반 후진타오는 귀주성 서기였을 때 한 신문사 기자와 인터뷰하며 자기가 지향하는 성(城) 서기란 굳센 신념과 강력한 열의가 있어야 하고, 허명(虛名)에 들뜨지 않으며, 간부라는 폼을 잡지 않고, 군중과 쉽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중국 청년간부들은 반드시 좋은 태도를 보여야 한다. 실속 있는 말을 하고 실속 있는 일을 하며 실속 있는 효과를 추구해야 한다. 민중에 헌신하고 현재의 사정을 이해하는 것을 기본 기능으로 삼아야 한다. 자기 정력을 '장면'조작과 인맥 맺기에 낭비한다면 그는 틈이 벌어질 것이고, 쉽사리 '자만'해서 결국 파멸에 이른다."
후진타오는 1989년부터 1992년까지 티베트자치구 제1서기였다. 달라이라마의 둘째 형 걀로된줍(嘉樂敦珠)은 1979년 이후 여러 번 북경을 오갔다. 하루는 북경에서 머물 때 등소평(鄧小平)이 사람을 보내 지금 북경에서 요양 중인 후진타오와 이야기해볼 것을 권했다.
이 두 사람이 통전부(統戰部)에서 만났고, 걀로된줍은 두 시간 동안 티베트 현황에 대해 꼬치꼬치 자세하게 물었다. 사람을 시험해보는 것이리라. 그런데 후진타오가 진지하고 부드럽게 꼬박꼬박 잘 대답했다. 걀로된줍이 깜짝 놀란 것은 이 사람이 심지어 라싸에 들개가 몇 마리 있는가라는 물음조차 대답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도 했다.
"라싸에 공중화장실 몇 곳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티베트 인민들이 가끔 공중화장실에서 용변보기를 싫어해요. 심지어 안에 돌을 던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라싸 사람들은 술을 좋아하는데, 어떤 사람은 일도 안 해요. 제가 머리를 굴린 사업 중에 자전거택시(三輪車)사업이 있습니다. 차 번호판 1500개를 허가해줬지요. 이것을 모두 티베트인에게 줬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어떤 티베트 사람들은 차 번호판을 돈 받고 빌려줘요. 결국 한족이 더 돈을 벌더군요."
티베트 사람은 후진타오를 좋게 볼 수가 없는데, 걀로된줍은 오히려 후진타오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후진타오는 그냥 관리가 아니라 진짜 일하는 사람이구나."
두 사람이 헤어지자 등소평이 또 사람을 보내 걀로된줍에게 후진타오 인상이 어떤지 물어봤다.
"후진타오 몇 명만 더 있으면 중국의 문제가 줄어들겠수다."
후진타오는 언제나 자신을 갈고 닦는 사람이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등소평에게 인정받을 수도 없었다. 우리는 사소한 것을 놓치기 쉽다. 그러나 진정으로 자신을 갈고 닦는 사람은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갈고 닦는다.
2008년 8월 25일 후진타오가 청와대에서 이영애와 악수할 때 활짝 웃는 그 사진이 한국 언론에 다 나왔는데, 이 때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은 작은 이야기 하나가 있다.
이 자리에 장나라도 있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발하게 연예활동을 하는 사람. 이 사람이 노래를 불렀고, 후진타오가 장나라와도 악수했다. 이 때 후진타오가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를 내뱉었는데, 이 발음이 정확했다. 지극히 사소한 한 마디. 그러나 이 한 마디가 장나라에게 감동을 줬다.
이 짧은 한 마디는 10분만 연습하면 누구나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10분을 연습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이 천양지차다. 바로 이렇게 자신을 갈고 닦는 사람이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생각해보자.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같이 하는 것이지만 이 중에서도 기본은 수신, 즉 자신을 닦는 것이다. 자기 몸을 샤워하고 닦는 것도 닦는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정신을 닦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가장 쉽게 말하면 언제나 공부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공부라는 말이 나오니까 거부감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을 텐데, 바로 이것이 문제다. 지금 대한민국 교육은 학생들에게 '공부가 얼마나 재미있는 것인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공부가 얼마나 재미없는 것인가' 체험시키고 있다.
공부는 책만 보는 것이 아니다. 우리 일상사도 공부다. 여행도 공부이고, 운동도 공부이고, 자원봉사도 공부이고, 유명한 선생님 강연을 듣는 것도 공부다. 지혜를 얻고, 재산을 모으고, 명성을 얻고, 벗을 사귀는 모든 행위도 공부로 간주할 수 있다. 공부하면 행복하다. 공부는 행복한 것이다.
우리는 모두 행복을 위해 살지 않는가! 2500년 전 '사캬족 성자(釋迦牟尼)' 고타마 싯다르타는 이렇게 말했다.
때와 장소에 맞게 일을 하고 잘 참으며 노력하는 사람은 능히 재산을 얻는다. 진정한 의미에서 명성이란 '진실'로 얻을 수 있으며 내가 무엇인가 베풀어 줄 때 벗을 사귈 수 있다. 이 세속에 사는 사람으로 성실, 정의감, 확고한 의지, 관대함. 이 네 가지 덕만 갖추고 있다면 이 생이 끝날 때 그는 결코 비통해 하지 않는다.
후진타오는 계속 자신을 채찍질 했고, 열심히 자신을 갈고 닦았다. 39살에 영어라는 새 외국어를 독학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금도 후진타오 영어 실력은 대단하지 않지만, 그래도 후진타오는 언제나 자신을 갈고 닦았다. 필자는 3년 동안 주간지 기자생활을 하면서 이른바 성공한 사람을 많이 만났는데, 그 사람들 공통점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내가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책 볼 시간도 없을 정도로 매일 열심히 산다. 바로 이런 자기 인생을 즐긴다. 그러나 이렇게 바쁘게 살면서도 시간을 쪼개어 책을 본다. 끊임없이 사색하고 자신을 반성한다."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말은 자기 합리화일 뿐이다. 중국어에 '몸으로 하는 가르침이 말로 하는 가르침보다 중요하다(身敎重於言敎)'는 말이 있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자식에게 "공부해!"라고 백 번을 말해보라. 별 효과가 없다. 자기 자식 기분만 상할 뿐이다.
자신이 책을 읽고 사색하고 아내를 사랑하고 벗과 선생님을 존중하면서 살면, 자식이 안 보는 것 같아도 다 보고 있다. 그래서 그대로 흉내 내며 배운다. "나는 정말 책 볼 시간도 없다"라고 항변하고 싶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자기변명을 반성하고 자신을 극복하지 않으면 자식교육과 자기 인생 성공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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