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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은 패권주의를 해소할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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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민노당은 패권주의를 해소할 준비가 되어 있다"

[기고] 진보대통합은 우리의 미래다(上)

단일 정당 구성, 빅텐트론, 선거연합 등 2012년 총선과 대선에 대응하기 위한 야권과 시민사회의 논의가 백가쟁명식이다. 반MB 세력 전체를 하나로 묶으려는 논의가 실질적 움직임으로 이어지진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진영의 통합 논의는 구체적 테이블 위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지지부진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분당 전 사무총장이었던 김창현 울산시당 위원장이 진보 통합을 촉구하는 글을 <프레시안>에 보내왔다. "진보대통합은 진보운동의 미래"라고 강조한 김 위원장은 "오랜 침묵을 깨고 적극적으로 통합 발언을 하려고 한다"고 예고했다. 김 위원장의 글을 두 편으로 나눠 싣는다 <편집자>


1. 진보대통합당 건설 없는 진보운동의 미래는 없다

"진보대통합당을 건설하자!"는 이른바 진보운동을 하는 사람들 모두의 화두이자 진보정치의 발전을 바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다. 그러나 동시에 사람들은 말한다. "과연 될까?", "진짜로 하는가?" 당원들과 현장의 여론조사에서도 나오듯 통합은 지지하지만 그 성사여부에 대해 회의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지지율은 높으나 당선가능성은 낮은 선거와 흡사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3년 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말리고 또 안타까운 눈물을 흘리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분당과 진보신당의 탄생이 이뤄지고, 그 과정에서 생긴 숱한 아픔과 분노의 감정, 씻기 어려운 상처가 아물지 않았는데 지금 다시 하나로 뭉치려 하니 얼마나 시끄럽고 힘들겠는가?

나는 이 글에서 그런 수많은 감정들을 녹여내는 멋진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런 말은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리어 나는 내키지 않아도 해야 할 만큼 절박한 상황과 그 심정을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

또한 나만 정당하고, 지난 시기의 탈당, 분당이 나와 무관하다고 주장할 생각도 없다. 나 또한 책임 있는 당사자이기에 진보운동사의 역사적 오류인 분당사태를 되돌리고 다시 통합하여, 아니 더 큰 집을 지어 진보운동의 큰 물줄기를 만드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각오로 이글을 쓴다는 것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통합 없이 우리는 살 길이 없다. 여기서 말하는 '우리'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을 비롯한 진보진영 전체를 일컫는다.

첫째, 통합은 진보진영의 단결을 바라는 국민의 한결같은 요구다.

나는 민주노동당이 분당된 지난 2008년 초부터, 이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진보운동과 당에 애정이 조금이라도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이야기를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다.
"힘도 약한데 왜 갈라져서 싸우나?" "아직도 합치지 않았나?" "진짜로 합치기는 하나?"
심지어는 보수 세력이나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들어왔다.
"그래도 진보정당이 커져야 정치발전이 된다" "야당은 단결해야 견제도 하고 힘도 쓸 수 있다" 다른 말이 필요 없다. 다수 대중은 단결과 통합을 요구하고 있다.

둘째, 어떤 당도 통합 없이 독자적으로는 집권정당으로 발전하지 못한다.
2008년, 민주노동당을 떠났던 사람들은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겠다고 결연하게 외쳤다. "광야에서 새로운 진보를 재구성하여 세상을 바꾸자!" 민주노동당에 남은 사람들도 더 분명하게 결의를 다졌다. "분열주의 세력은 심판을 받을 것이다. 당을 강화하여 독자적 집권을 준비하자!"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실은 냉정하다.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이나 그 지지율은 정체하거나 후퇴하고 있다. 물론 지난 6.2 선거에서 상대적으로 민주노동당이 거둔 성과는 있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고르지 못하고 일부지역에 편중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분당되지 않고 선거에 임했을 때를 예상해 보면 이 성과는 결코 만족할만한 성과라고 할 수 없다. 민주노동당이 집권 가능한 전국적 정당으로 정상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단정할 근거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

바닷물의 2%가 소금이다. 이것으로 바닷물을 충분히 짜다. 민주노동당 지지율 5%, 진보신당 지지율 2%를 훈장처럼 달고 이 사회의 소금으로 짠 맛을 유지시키며 살아 갈 것인가? 아니면 우리 당대에 집권하여 신자유주의를 쓸어내고 평등과 복지가 넘치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보겠는가? 우리는 집권정당으로 발전한다는 창대한 목표를 세우고 나아갈 것인지, 극소수의 국회의원, 일부의 지방의원을 가진 소수정당, 문제제기 정당으로 소금역할에 만족할 것인지 판단해야한다.

셋째, 통합 없이 노동자들의 진보정치에 대한 냉소를 극복하고 노동현장의 분열을 치유할 길이 없다. 현장에서 서로 노선대립을 하고 집행부 장악을 위해 싸우던 사람들도 민주노동당 창당 이후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대의에 공감하고 함께 당을 만들고 함께 세액공제를 하고 함께 선거운동을 해왔다. 그러나 어느 날 자신들의 의지와 아무 상관없이 날벼락처럼 분당된 이후 당의 분열이 현장의 더 심한 분열로 이어졌고, 민주노동당 지지파와 진보신당 지지파가 노조 집행권을 놓고 충돌하고, 사사건건 대립하는 일이 일반적 현상이 되었다.

현장의 단결을 선도하고, 정치적 힘으로 노동자들을 지켜줘야 할 책무를 가진 정치세력이 분열과 대립을 선도하고, 노동자들을 좌절과 실망으로 인도하면서 책임과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진보운동을 한다고 할 수 없다. 나도 수많은 노동자 집회에서 진보신당, 사회당 대표와 함께 앉고, 함께 연설하며 목소리 높여 "투쟁과 단결!"을 외치면서도 마음 한켠의 자책감은 어찌할 수 없었다.

더 심각한 것은 다수의 노동자들이 정치세력화 자체를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외면한다는 것이다. 계급적 단결을 끌어내지 못하고 성공한 진보정당운동의 사례를 나는 들어본 적이 없다.

노동자들은 길게 이야기하는 것을 싫어한다. 하나로 뭉쳐 노동자들의 계급투표를 호소하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노동대중은 바로 실망감과 분노로 자신의 뜻을 표출한다. 그것은 매 선거 마다 "단일화하지 않으면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노동자들의 태도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가? 과거 노동현장에서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던 세액공제사업, 집단입당사업이 지금은 얼마나 힘이 드는 사업으로 바뀌었는지 현장 활동을 하는 당원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진보대통합이야말로 노동자정치세력화에 헌신하고 당을 위해 돈을 내고 몸을 던져 선거운동을 하며, 지금도 당을 지원했다고 탄압받는 노동자들에게 보답하는 최소한의 도리 아니겠는가?

넷째 2012년의 격변기를 주도적으로 맞이하기 위해 통합해야 한다.

2012년은 총선과 대선, 미국 대선 등이 한꺼번에 벌어지면서 그 결과가 역사 발전의 중요한 획을 긋게 되는 그야말로 큰 장이 서는 해이다. 우리는 '구경꾼이 되어 장터를 기웃거리고 다닐 것인가' 아니면 '당당히 시장의 한쪽을 차지하고 크게 장사를 벌일 것인가' 판단해야 한다. 향 후 수십년 내 두 번 오기 힘든 그야말로 87년 6월 항쟁에 버금가는 대격돌이 내년에 벌어진다.

분열되어 있고 힘도 없는 진보진영이 그 권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그 살벌한 판에 끼어 들 틈이나 있겠는가? 혹자는 "당은 달라도 총선에서 선거연합을 하면 된다."고 주장하는데 정말 몰라도 한참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진보진영 간 선거연합과 야권 전체의 선거연합이 한꺼번에 뒤섞여 논의되는 순간 진보진영 간 선거연합은 명분만 존재할 뿐 실제 힘을 발휘할 수 없기 마련이다. 선거연합은 그야말로 이길 수 있어야 힘을 발휘하는데 진보진영끼리만 힘을 모아 당선가능한 지역이 과연 몇 개나 되겠는가?

특히 수도권은 한 석도 건지기 힘든 것이 우리의 현실 아닌가?

또 설령 진보정당 간 선거연합이 이루어져도 비례의석을 고심해 보라. 돈과 조직력의 미약으로 지역을 돌파할 힘이 부족한 진보진영은 비례의석이 무엇보다 소중한데 여러 진보정당으로 지지율을 나눠 먹으면서 뭘 하겠는가?

혹자는 진보대통합보다 야권연대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이 또한 지난 6.2지방선거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잘못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 대통합당을 건설하지 못하고 지금처럼 진보정당이 분열된 상태에서 내년 총선을 맞게 되면 진보정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현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거나 도리어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명박-한나라당 독재정권 심판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면 질수록 대다수의 국민들은 분열된 소수 진보정당에 지지를 보이기보다는 실제 정권을 교체할 정치적 힘이 있는 거대 야당에게로 정치적 힘을 집중적으로 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민주당 등 거대 야당이 소수 진보정당에게 자신의 기득권을 상당히 양보하면서 야권연대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진보대통합 없는 야권연대는 일방적으로 양보를 강요당하는 모습으로 귀결될 것이 분명하다.

대선으로 가면 더 난감해진다. 얼마 전 심 상전 진보신당 고문이 민주연립정부에 대한 언급을 한 바 있다. 통합진보정당을 염두에 둔 말이었겠지만, 만약 진보정당들이 모두 각개약진 한다면 과연 지분을 갖고 연립정부에 낄 틈이나 있을까?

나는 연립정부노선이 지금 우리가 선택할 최선의 대선 전략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것은 통합여부, 총선결과, 우리의 조직 역량과 단결수준, 집권전략이 충분히 정리되고 난 후 다각도로 판단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힘이 있어야 전술적 유연성도 나오기 마련임을 강조하고 싶다. 연립정부가 아니라 그 무엇을 선택하더라도 그것은 우리의 주체역량이 튼튼해야 자신감 있게 다양한 방식으로 무엇이건 도모해 볼 수 있는 것 이다.

다섯째 진보대통합이야 말로 이명박 한나라당 정부를 심판하자는 민심에 철저히 부응하는 역사적 과제다.

노동자를 비롯한 국민들은 이 명박 한나라당 정부를 심판하자고 용광로처럼 끓어오르고 있다. 이들을 조직하고 투쟁의 전면에 나서는 것은 우리의 역사적 책무임을 강조하고 싶다. 소수의 가진 자편에서 정책을 운용하여 민생은 파탄 나고 다수 국민들의 삶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길거리마다 실업자가 넘쳐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한숨과 울분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첨예한 남북대결구도로 군사적 긴장과 한반도 전쟁위험을 불러오는 이명박 정권의 무모함에 평화를 원하는 많은 국민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경기는 좋아진다는데 물가는 살인적으로 치솟고, 4대강 및 형님예산으로 복지예산은 현저히 줄어 최근 어린자식을 여관에 버리는 부모가 생기는 등 사회적 소외계층의 삶은 낭떠러지로 내몰리고 있다. 서민들의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게 하는 치솟는 집값 및 전세 값은 전세대란으로 불릴 만큼 심각하다.

뿐만 아니라 자식처럼 기르던 소, 돼지 350만 두, 닭 600만 마리를 생매장한 농촌의 대재앙은 이 명박 정부에 대한 민란수준의 민심이반을 불러오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내년 선거를 기다린다고 한다. 꼭 이 명박 정부를 심판하고 싶다고 부르짖는 노동자, 농민을 만나는 것은 이미 드문 일이 아니다. 지난 6.2 지자체 선거 때 보였던 '정권 심판론'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더욱 거세지면서 시대적 대세가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전국 방방곡곡에서 많은 국민들이 치떨리는 분노로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투쟁이 격화되어도 이 싸움을 이끌고 가야할 우리가 지금처럼 분열된 형태로 있으면 어찌 이명박-한나라당 독재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겠는가? 진보대통합은 모두가 단결하여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자는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광범위한 반 이명박 세력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진보진영의 정치적 조직적 준비의 기본이다.

진보대통합은 하면 좋고 안 해도 그만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사활이 걸린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결사적으로 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 과거 집단탈당 혹은 분당의 근본원인은 무엇일까?

분당의 원인과 통합의 조건에 대해서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하나는 '분당의 원인에 대한 분석과 평가, 반성 그리고 이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통합할 수 있다.'와 또 하나는 '과거 불문하고 함께 가야할 길을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하자'는 것이다. 모두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샅샅이 파헤치다 보면 당시의 논쟁과 그 감정까지 모두 재등장하면서 일치점을 찾기 어렵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해서는 상처와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진 이들에게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나는 두 이야기에서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즉 구체적이고 세부적 영역까지 뒤집어서 갑론을박해서는 답이 없다.

다만 핵심적 문제를 분명히 짚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탈당해서 진보신당을 만들려고 한 이들의 고민의 출발점에 대한 성찰과 이 문제 해결에 대한 분명한 해결책을 찾고 그 외의 여러 가지 문제는 가슴에 묻고 미래 지향적으로 해결해 가자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분열에 대한 평가를 할 때 많은 노동자를 비롯한 지역주민들이 이렇게 말한다.

"왜 탈당하고 새로 당을 만들었나? 뻔하지 뭐. 자리다툼하다가 그랬겠지. 같이 나눠 먹어야지 쯧쯧" 아주 통속적 표현이지만 이 속에 답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거창하게 이념이 다르고 가는 길이 다르니 달리 해야 한다는 말은 맞지 않다. 가는 길이 달라도 서로 맞춰보고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으면 함께 가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이 창당 된 것 아닌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을 같이 하려면 리더쉽이 공유되어야 한다. 리더쉽의 공유는 다수파의 기득권에 대한 대폭적 포기와 양보를 전제한다. 그래야 여러 세력이 함께 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또 통합적으로 당을 운영할 수 있기 마련이다.

정치세력 혹은 정파는 당 지도부를 장악하고 자신들의 정책과 노선을 실현하려고 노력한다. 자연스럽게 당권을 둘러싸고 - 공직후보를 둘러싼 경쟁도 넓게 보면 자신의 정책과 노선을 관철시키는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다 - 경쟁을 펼치는데 이것 자체는 문제 삼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적절한 원칙과 룰이 있으며 당권을 둘러싼 경쟁은 건강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면서 당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룰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하거나 경쟁상대가 반칙을 일삼으면 함께 하기 힘들게 된다. 아주 거칠게 표현한다면 민주노동당내에서 도저히 당권을 쥘 희망이 없고, 리더쉽을 공유하기 어렵고, 자신의 주의 주장, 정책과 노선을 관철할 기본시스템이 안된다고 판단한 것이 분당의 근본원인 아니겠는가?

이른바 '패권'이라는 단어가 승자독식, 혹은 다수파의 전횡에 대한 표현 아니겠는가? 한마디로 우리는 생각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른 이들이 함께 집을 짓고 사는 방식과, 깨어지기 쉬운 유리그릇 다루듯 해야 하고 이를 위해 자주 소통하고 또 서로 양보해야 하는지를 잘 몰랐던 것이다. 당이 깨어진 후 우리는 알았다. 좁은 정파의 울타리에 갇혀, 당의 미래를 위해 진지하게 대화하며 국민과 함께 더 큰 진보의 희망을 만드는 문제를 얼마나 등한시 하였는 지 말이다.

2004년 총선에서 10석의 의원이 생기고 한때 당 지지율이 20%를 상회할 때 우리는 잘 몰랐다. 이것이 얼마나 꿈같은 일이며 이를 지켜내기 위해 얼마나 단결해야 하고 납작 엎드려 겸손하게 국민 속에서 봉사하고 미래를 위해 공부하고 사람을 키우는 일에 몰두해야 하는지를.

그러나 2004년 초대 최고위원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일인 7표제를 채택했고 싹쓸이 논쟁이 시작되었다. 이 제도를 만든 분들은 선택의 범위는 넓을수록 좋고 따라서 당원들에게 투표권을 많이 줄수록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다. 이 제도의 위험성은 마음만 먹으면 다수파의 세팅(짝짓기)을 통해 승자독식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위험성은 현실화되었다.

2008년 총선을 앞둔 비례의원 선출방식을 둘러싼 결정이야말로 당을 함께 하기 힘들게 한 큰 원인이 되었다. 초기 당직 공직 겸직 분리가 현실정치에 맞지 않음을 모두 인정하고 당 공직 겸직금지를 해제하고 벌어지는 첫 총선이 2008년 총선이었다.

당연히 향 후 당권 경쟁은 바로 이 총선의 의석을 둘러싸고 벌어 질 수 밖 에 없었다. 그런데 당원들의 투표로 비례대표 후보의 순서를 정하면서 당원 일인 4표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야말로 다수파 싹쓸이의 강한 의지에 다름 아닌 것이었다.

대선후보 선출과정과 결과는 이런 문제의 집약점으로 폭발하게 된다. 어느 선거나 그러하지만 당내 경선과정은 그다지 아름답게 진행되지 못하였다. 예선과 결선을 통해 당내 경선에서 권영길 후보가 승리하여 본선에 나가게 되고 대선에서 3%를 획득한 후 당은 심각한 내분에 휩싸이게 된다. 빨리 대선과정을 평가하고 다시 힘을 모아 총선을 돌파하자는 노력은 사라지고 대선 책임론과 분당론이 당의 중심이슈가 되었다. 결과론이지만 분당 없이 총선에 임했다면 2004년 총선과 비교하여 더 큰 발전을 했을 가능성이 크고 최소한 본전은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리더쉽을 공유할 수 없다는 좌절감과 대선패배에 대한 절망, 이를 자초한 다수파의 무능과 그 패권적 태도에 대한 끝없는 분노가 결국 분당으로 치닫게 했다고 본다.

눈만 뜨면 선거를 치루는 우리가 대선 한 번 잘못했다고 헤어진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동안 숱하게 쌓여 온 '함께 당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절망감이 깊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진보신당 동지들이 "우리는 당을 깨고 나왔다."라기 보다 "당에서 쫓겨나왔다."는 마음이 깔려있다고 발언하는 것이다. 엄동설한에 얼어 죽을지언정 같이 못살겠다고 소리치던 그 심정을 자꾸 떠올려 본다.

물론 분당 과정에서 일심회 사건과 북핵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종북'이라는 이름아래 진행되었으나 나는 이를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다. 종북 논쟁은 대규모 탈당과 진보신당의 창당에 대한 이념적 근거로 제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당시 노회찬 전 대표도 '패권주의가 문제지 종북주의가 본질이 아니다'고 한 바 있고, 종북 논쟁은 당시 어떤 학자의 표현대로 '논쟁을 황폐화 시키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 종북 논쟁은 이성적인 논쟁이라기보다 거의 종북 소동에 가까웠다. 본질은 당의 리더쉽을 공유하지 않는 패권적 운영과 통합적 운영정신 부족, 바로 그것이다.

나는 다시 하나가 되려면 이런 의문을 해소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보대통합은 거창하게 시대와 역사의 요구라고 하지만 쉽게 말하여 우리 진보진영의 생존전략이요 집권을 향해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연석회의를 통해 사회당 혹은 시민운동진영을 끌어들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진심어린 화해'와 '함께 하려는 노력'이 라고 생각한다. 그 본질은 리더쉽을 공유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의 정비가 아닐까?

마음가짐은 뒤로 돌리고 우선 제도의 정비부터 말한다면 나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노동당은 분당 이후 반성과 함께 당내 정파조직을 해소하였고 모든 당직과 공직 선출방식을 남녀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일인 1표로 하고 있다. 나는 이 제도를 정하는 중앙위원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왜 분당 전에는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쓴웃음을 지으며 자책한 바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된 것도 분당이라는 아픔을 겪으면서 얻은 교훈이고 성찰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마음가짐은 어떤가?

현재 민주노동당의 모든 정치세력이 부분적 차이는 있더라도 합당되어도 더 이상 정파싸움으로 골몰하는 모습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정치세력이 어떻게 이합집산이 없겠는가? 다만 과거같이 퇴행적인 정파담합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 모든 당, 공직 선거와 당의 정책을 결정짓는 문제는 당의 지지율을 높이고 집권으로 가는데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아주 투명하게 그리고 대중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나부터 당의 단합을 깨는 행위는 결코 스스로 용서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사람들이 말하는 '민주노동당은 변한 것이 없다' 는 주장에 대해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은 변했고, 또 함께 변하고 발전해야 한다'고.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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