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우리는 아직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광주 학동 참사 5주기 추모식 엄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우리는 아직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광주 학동 참사 5주기 추모식 엄수

유가족 “추모사 아닌 책임과 행동 필요”…HDC, 추모공간 조성 계획 발표

▲9일 광주 동구청 광장에서 열린 학동참사 5주기 추모식을 찾은 시민들이 헌화, 묵념하며 희생자를 기리고 있다. 2026.6.9 ⓒ프레시안(강병석)

재개발 철거 공사현장 건축물이 붕괴돼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광주 학동 참사 5주기 추모식이 9일 엄수됐다.

광주학동참사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광주 동구청 광장에서 참사 5주기를 맞아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식을 열었다.

추모식에는 유가족과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 고광완 광주광역시 행정부시장, 양부남 국회의원, 임택 동구청장, 문선화 동구의회 의장, 재난참사 피해자 연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4·16합창단의 사전 공연으로 시작해 사고가 일어난 오후 4시 22분을 기점으로 한 묵념, 헌화, 유가족 추모사, 내빈 추모사, 추모공간 조성 계획 발표 순으로 진행됐다. 유가족들은 추도사를 들으며 고개를 숙인채 눈물을 닦기도 했다.

▲9일 광주 동구청 광장에서 열린 광주 학동참사 5주기에 참석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6.6.9 ⓒ프레시안(강병석)

이진의 유가족 대표는 이날 추모사를 통해 참사 이후 5년째 반복되고 있는 요구와 더딘 후속 조치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추모사가 아니라 책임과 행동"이라며 "수없이 많은 정치인, 추모사, 약속이 있었지만 대부분 오늘 이 날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5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추모공간 조성, 유가족 지원이라는 같은 요구를 반복하고 있다"며 "동구의 관리·감독 실패, 재개발 조합의 불법 행위, 시공사의 불법과 안전 무시가 있었기에 우리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고 그 결과로 유가족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학동 참사 추모공간이 완성되면 그곳에서 우리는 조용히 만나고 싶다"며 "정치도, 언론도, 행사도 없이 같은 날 같은 공간에서 먼저 떠난 가족들의 이름을 부르고 따뜻하게 추모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새롭게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향해서도 추모공간 완공과 지속적인 희생자 추모사업, 재난 피해자 권리 보장과 지원 체계 마련을 요구했다.

그는 "앞으로 조성될 학동 참사 추모공간을 유가족의 뜻대로 완공될 수 있게 해달라"며 "희생자 추모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재난 피해자 권리 보장과 지원 체계를 조례에 담아달라"고 당부했다.

고광완 행정부시장은 "시민의 생명보다 소중한 가치는 없다"며 "사회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구축하고 시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안전도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부남 의원은 "우리는 경제 선진국인데 안전은 후진국 같다. 정치인으로서 매우 창피하고 안타깝다"며 "유족 여러분이 바라는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돼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9일 광주 동구청 광장에서 열린 광주학동참사 5주기 추모식에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 고광완 광주광역시 행정부시장,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임택 동구청장 등이 찾아 묵념하고 있다. 2026.6.9 ⓒ프레시안(강병석)

추모사를 마친 뒤에는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측의 추모공간 조성 계획 발표가 이어졌다.

박성아 현대산업개발 조경팀장은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가족과 피해자분들의 깊은 슬픔에 진심 어린 조의를 표한다"며 "그날의 아픔을 함께 위로하고 무고한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추모공간 계획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학동4구역과 광주천 사이, 학동행정복합센터 전면부 옆 녹지 공간 약 100평 규모에 추모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팀장은 "원형 구조는 무한한 연속성과 함께 고인의 삶이 시간을 초월해 계속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수목의 종류와 상징 조형물의 구체적인 내용은 마지막까지 유가족들과 협의해 희생자들을 기릴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추모식이 끝난 뒤에도 헌화대 앞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참석자들은 차례로 꽃을 올리며 희생자들을 기렸다.

강병석

광주전남취재본부 강병석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