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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무정차 통과…장애인들이 8월 한달간 지하철 탑승 시위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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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무정차 통과…장애인들이 8월 한달간 지하철 탑승 시위하는 이유

기획예산처 만나 권리예산 증액 요청했지만 무응답…"예산 반영 답변 주면 시위 중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장애인 기본권 보장을 위한 예산을 반영하라며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10일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1호선 용산역과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를 진행했다. 혜화역에서는 휠체어를 탄 활동가들이 2~3명씩 나눠 9시쯤 열차에 모두 탑승했으나, 용산역에서는 2시간 동안 상행선(서울역, 청량리역 방면) 열차 무정차 통과로 탑승하지 못했다. 이에 용산역에서는 시위 2시간여가 지난 10시 8분쯤에서야 활동가 3명이 지하철에 탑승했다.

이날 지하철 탑승 시위를 진행한 전장연은 탑승 직후 서울 중구 한국재정정보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기 위해 시위를 종료했다. 한국철도공사는 10시 14분쯤 무정차 조치 해제를 공지했고 용산과 혜화 모두 시위 과정에서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날 시위 여파로 용산역 상행선은 2시간가량 무정차 통과했다.

이번 시위는 내년 정부 예산에 장애인 권리예산을 반영할 것을 기획예산처에 요구하는 취지다. 활동가들은 지하철 탑승 시위에서 "국민주권정부라고 외치는 이재명 정부에 대해 우리는 장애인도 국민이고 시민이기 때문에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며 "장애인도 함께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여러분 곁에서 같이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10일 용산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단체는 장애인 기본권 보장을 촉구하며 8월 한 달 동안 매주 월요일 오전 혜화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지난 3일에도 혜화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였으며, 당시 지하철은 혜화역을 10여 차례 무정차 통과했다.

시위 배경에는 기획예산처의 무응답이 있다. 김필순 전장연 기획실장은 <프레시안>에 "지난달 8일 기획예산처 복지예산과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장애인 기본권 보장을 위한 예산안을 전달하며 같은달 말까지 답변을 요청했다"며 "그러나 기획예산처에서 아무런 답이 없었기에 이달부터 지하철 탑승 시위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장연이 기획예산처에 보낸 70장짜리 요구안에는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교육부 4곳에 장애인 지원 사업을 신설하거나 보강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자립생활, 24시간 활동, 복지형 일자리, 장거리 이동, 평생교육 등 세부 항목과 예산 증액이 필요한 이유, 최종 요구액까지 세세히 적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을 요구하는 내용도 있다. 전장연은 "이 대통령은 21대 대통령선거에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기능 강화 및 지원 확대'를 공약했다"며 "공약 이행을 위해서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독립적인 법률 위상을 확립하고, 여타 복지시설과 차별 없는 지원 강화와 예산 증액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요구안을 상세히 정리하고 일부는 이 대통령의 공약과 연결돼 있음에도 전장연은 아무런 대답을 받지 못했다. 김 기획실장은 "기획예산처 복지예산과장과의 면담에서도 '각 부처에서 올라온 예산을 중심으로 검토하겠다', '예산 신설은 어렵다' 등 기존과 유사한 답변밖에 받지 못했다"고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기획예산처에 전달한 요구안 일부ⓒ전장연

정부가 응답하지 않는 동안 장애인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중증 발달장애인 비중이 과반인 울산 반구대병원에서는 2022년부터 지난 2일까지 중증장애인을 포함한 환자 7명이 사망했다. 지난 3월에는 여성 중증장애인 입소자 4명을 상대로 장기간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인천 강화군 색동원 시설장이 구속기소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신안의 한 염전주가 60대 지적장애인을 10년간 무임금으로 착취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반복되는 장애인 사고를 "구조적 참사"로 규정했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10일 성명을 내고 " 장애인에 대한 폭력, 특히 장애 여성에 대한 폭력을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구조적 참사"라며 경찰에 대해서는 장애인 피해자의 형사절차 진술권 보장, 표준사업장을 관할하는 고용노동부에 대해서는 장애인 대상 폭력 근절과 예방을 위한 실효적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장애인 정책 앞에서만은 이재명 정부가 이전 정부와 별 차이 없다고 보고 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프레시안>에 "이재명 정부 들어서 일부 장애인 정책 예산이 늘었지만, 핵심 요구안과 관련해서는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윤석열 정부와 같이 정부의 책임은 방치하고 장애인의 권리는 무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출근길 탑승 시위는 이러한 현실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시민들과 마찰을 빚기 위해서가 아니라 장애인들이 차별받는 문제를 모든 시민들이 함께 알아야 한다는 취지"라고 "문제는 정부가 이 문제를 자신들이 책임지고 해결하기보다 방치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갈라쳐 갈등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10일 보도자료에서 "만약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장애인 권리예산을 반영하겠다는 답변을 준다면 전장연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멈추겠다"고 했다.

이들은 "내란정권을 종식하고 다시 세운 ‘국민주권 정부’로서 이재명 정부가 장애시민의 권리에 어떤 책임감을 갖고 있는지 예산으로 증명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9월 초 정부 예산안이 편성돼 국회로 넘어가기 전 마지막 8월 한 달 동안 계속해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전개하며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10일 용산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며 무정차 통과중인 차량을 향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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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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