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6일 "100만 책임당원의 손을 굳게 잡고 안으로부터의 개혁을 완수하고, 완전한 변화로 나아가겠다"며 당원권 강화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차기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유리한 입지를 가지려면 "당원 주권 시대"를 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성 당원보다 외연 확장을 위해 민심에 더 다가가야 한다는 당 안팎의 진단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당협위원장 선출에 당원이 직접 참여", "새로운 국회의원 평가 제도 구축", "보수정체성 확립위원회 설립" 등 장 대표 자신의 당 장악력을 높이고 강성 당원들에게 소구하는 구상을 밝힌 것은 당 의원 다수와 충돌이 예상된다.
장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취임 1주년 맞이 기자회견을 열고 "저에게 주어진 남은 임기 1년, 이제 새롭게 출발하겠다. 안으로부터 개혁하고, 완전한 변화를 이끌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6.3 지방선거 패배에도 당내 사퇴 요구를 일축한 채 반환점을 맞은 장 대표는 2년의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는 의지다.
장 대표는 "이재명 정권의 끊임없는 실정과 폭정에도 우리 당은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며 "지난 1년이 무너진 당을 일으키고 흩어진 보수를 결집하는 시간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승리의 교두보를 쌓는 시간이다. 결집된 당심을 토대로 '민심의 바다'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그는 "당원 중심 정당을 토대로 민생 정당으로 한 단계 더 도약시키겠다"며 "작은 기득권에 집착해서는 그 무엇도 이뤄낼 수 없다. 새로운 것을 손에 쥐려면 쥐고 있는 것부터 놓아야 한다. 저부터 더 마음을 열고, 당심과 민심을 모으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당원'을 29번 언급했다.
'안으로부터의 개혁' 방법은 "당원의 주인 의식을 높일 방안"으로 제시했다. 장 대표는 "시·도당위원장, 당협위원장 선출 등에 당원이 직접 참여하도록 해 당원 주권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최근 의원들의 반대가 거센 '당원 투표를 통한 전국 당협위원장 물갈이' 추진과 맞닿아 있다.
장 대표는 "당무감사 평가지표 개선, 당원 교육 체계화 등 당의 조직관리 시스템도 업그레이드하겠다. 당무 혁신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당원주권 2.0 위원회'를 조속히 출범시키겠다"고 말했다.
다만 장 대표는 '당내 반대가 거센 상황에서 전국 당협위원장 교체를 어떻게 관철시킬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기와 속도에 대해서 여러 우려가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 참고할 것"이라며 속도 조절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면서도 "방향성에 대해서는 반드시 필요하고, 해야 되는 일이라는 것에 확고한 신념은 변함없다"며 안건 자체를 철회할 가능성은 일축했다.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필요성을 밝힌 '중진 불출마론'에 관해서는 "어떤 시점에는 승리를 위해 필요하다면 진지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논쟁해야 할 문제"라면서도 "지금 시기에 논할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 발 물러섰다. 연임 의지를 묻는 질문에는 "남은 1년 동안 총선 승리 교두보 마련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아울러 "보수의 가치 재정립" 구상도 꺼냈다. 장 대표는 "변화하는 시대의 가치에 맞춰, 당의 강령과 기본 정책도 새롭게 개편하겠다. 이러한 보수의 가치에 동의하고, 대한민국 건국과 발전, 그 기적의 역사를 인정하는 모든 보수세력과의 연대에도 더욱 힘을 쏟겠다"고 했다. 이에 '진영 내 연대 대상'을 묻는 후속 질문이 나왔으나, 장 대표는 특정 집단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다만 "국민의힘이 진정한 보수의 맏형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이 모든 과업을 책임지고 추진해 나갈 '보수정체성 확립위원회'를 설립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 연장선상에서 "선출직 평가 제도도 보수의 시대적 가치에 맞게 개편하겠다.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방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평가 제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2.0'은 지금까지의 개혁과는 다를 것이다. 전통의 기반 위에 새로운 가치를 세우고, 당원 주권을 토대로 국민 속으로 들어가, 민심과 함께하는 보수의 새 길을 찾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밖에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 확대 개편과 각종 규제 철폐를 위한 입법 △노란봉투법 철폐 △검사 보완수사권 회복 입법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혁과 선거제도 개혁 등에 앞장서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올림픽공원을 지키고 계신 청년들과 시민들, 그 뜨거운 함성을 결코 잊지 않고, 참정권이 온전히 회복되는 그날까지 싸우고 또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장 대표의 모두발언에 앞서 장 대표의 지난 활동을 압축한 4분가량의 영상을 재생했는데, 장 대표가 올림픽공원 집회에 참여해 태극기를 들거나, 6.3 지방선거 재선거를 촉구하는 모습이 상당 분량을 차지했다. 강성 지지층에 발맞춰 장 대표가 장외 활동을 이어온 모습을 장 대표의 성과로 내세운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정점식 원내대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 원내대표는 장 대표의 '당원 중심 정당' 구상에 인식 차를 보여왔다. 지방선거 패배로 지도부의 생명력은 이미 다했다고 밝혀 온 우재준 최고위원도 불참했다. 신동욱·김민수·양향자·김재원·조광한 최고위원, 임이자 정책위의장, 정희용 사무총장 등은 회견에 참석했다. 장 대표의 기자회견과 관련한 내용은 지도부에 사전 보고되지 않았고, 의원들에게도 별다른 공유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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