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권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이관하려는 여권 움직임에 오동운 공수처장이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중수청 출범과 맞물려 공수처의 수사 대상을 판·검사와 수사관, 경찰 등으로 축소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오 처장은 13일 국회법제사법위원회의 공수처 대상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에 대한 수사권을 중수청이 가져가면 오히려 수사의 독립성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질의에 "매우 동조한다. 굉장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대통령, 국회의원, 국무총리, 장관 등 고위 공직자 및 그 가족이 범한 부패 범죄 수사 담당을 목적으로 지난 2021년 1월 출범했다. 최근 여당에서는 공수처의 수사 역량 한계, 중수청과의 역할 재정립 등을 이유로 공수처의 수사 대상 및 권한을 수사·사법 기관에 종사하는 공직자로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당 소속 법사위원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이에 오 처장은 "공수처가 갖는 대통령, 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 범죄에 대한 수사권은 중수청과 병존적으로 갖는 것이다. 독점적으로 갖는 게 아니"라며 "공수처의 수사 역량, 인력과 관련해 그 부분을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독립기관으로서 누가 권력기관을 견제할 수 있느냐, 이 관점에서 현행 제도가 유지되고 또 이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게 공수처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공수처 수사 범위 축소'를 앞장서 주장하는 민주당 김기표 의원은 "공소청도 키우고, 중수청도 키우고, 공수처도 키워서 부패 문제에 대응하자는 건 비효율적"이라며 "역량"을 이유로 대통령·국회의원 등에 대한 수사를 중수청이 담당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 의원은 중수청의 행위를 공수처가 감시하는 것으로 충분한 대응이 되지 않겠냐는 의견도 냈다.
오 처장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에 대한 수사는 독립성과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수사를 직접 할 수 없으면 제대로 된 감시를 할 수 없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한편 공수처 수사에 대한 질타는 여야로부터 두루 나왔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한동훈이 관여한 '채널A 사건'을 공수처가 소리 소문없이 각하했다"며 "한동훈한테 유리한 결정을 했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강훈식 비서실장 등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돼 있는데, 아무것도 안 했다"며 "실적이 너무 없다"고 말했다.
오 처장은 김 의원의 질의에는 "열심히 수사한 결과 범죄의 성립까지는 좀 부족하다는 결론"이라고 답했다. 주 의원의 물음에는 "저희들이 직전에 내란 수사에 있어서는 살아있는 권력 대통령을 향해 수사했다"며 "권력기관, 현직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고위 공직자 범죄 수사 필요성이 있으면 치우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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