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자꾸 작아지는 현실에 가슴이 답답하다. 가슴에 화병이 도는 듯하다. 마치 우리 어머니들이 호소하던 그 화병이 이제는 나에게도 솟는 것 같다. 인구가 줄어들고 대한민국에서 차지하는 경제력도 자꾸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3대 메가프로젝트나 국가 사업 배정, 서울대 10만들기 등에서 전북의 소외는 여전하다. 이재명 정부 1기 내각에서 여러 명의 전북 출신 장관을 배출했지만 전북의 위상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 원인이야 여러 가지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북 도민 유권자의 정치적 타성이다. 될성부른 인재를 찾아 그 인재가 올바르게 열정적으로 고향 전북을 위해 일하도록 지원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천석고황처럼 발목을 잡는다.
지금 전북의 정치를 살펴보면 암울하기 그지없다. 전북의 정치를 지배하는 국회의원들이 지난 2년 반 동안 해온 일을 보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전주·완주 통합은 행정안전부 담당자의 서랍에 묵혀 진전이 되지 않았다. 민주당 일당이 지배하는 전북 정치에서 정치력은 발휘되지 못한 채 유야무야 흐지부지되고 있다.
이에 비해 전남광주는 전격적으로 통합을 이뤄 특별시로서 위상이 강화됐다. 시장은 통합특별시 시장으로서 국무회의에 참석해 전남광주의 현안을 보다 신속하게 풀어가고 지역발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주·완주 소통합도 이루지 못한 전북은 갈수록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전주는 60만 명선도 위협을 받고 완주도 10만 명을 넘긴 이후 인구 증가세가 답보 상태이다.
전북의 국회의원들은 국회 의결로 정부 예산이 확정되면 도청 기자실 등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화자찬식의 국가예산 확보 성과를 홍보하는데 열을 올린다. 실제로 다른 시·도와 국가예산을 비교하면 금액 면에서 그리 큰 성과를 거둔 편도 아니며, 사업 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필자가 특별히 성과를 꼽는다면 국립의학전문대학원을 남원에 유치한 일을 들 수 있다. 2018년 2월 서남대학교 의과대학 폐쇄 이후 8년 만의 쾌거이다. 남원 시민과 지역 출신 박희승 국회의원 등이 집요하게 노력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남원 시민과 정치엘리트들이 인구소멸과 지역소멸 등을 배수의 진으로 삼아 얻어낸 것이다.
제23대 국회의원 선거는 2028년 4월 12일로 정해져 있다. 정치권은 벌써 선거전에 들어간 양상이다. 전북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국회의원들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어떠한 성과를 내서 지역발전을 앞당겼는지 냉정하게 점검해야 할 것이다.
미래첨단산업 유치와 새만금 개발 등 전북 현안에 대해서 지역 국회의원들이 무슨 노력을 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전북은 반도체 산업단지나 양자클러스터 선정 등 주요 국책사업에서 뒤늦게 대응함으로써 선정 배제나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전북 국회의원들의 도전이나 지원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전북의 정치를 진단하면 정치권이 도민의 역량을 결집해 국가적 의제를 설정하고 이를 국가사업으로 관철하는 데 취약하다. 뒷북 치기로 동정을 유발해 작은 몫을 가져오는 것은 아닌지?
한편으로 전북의 정치는 과거 특정지역 중심의 개발정책에 밀려 인구가 감소하고 국회의원 수가 줄어들면서 정치적 발언권도 위축 일로에 있다. 중진 정치인 중심으로 뭉쳐서 전북 몫을 지키는 모습도 전남광주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유권자들이 특정 정당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내는 반면에 정당 대표들은 정치력 발휘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1년 반 앞으로 다가온 제23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전북 유권자들은 크게 변신을 도모해야 한다. 먼저 국회의원들의 의정 성과를 평가하고 감시하는 활동을 강화해야 할 것 같다.
이를 위해 가칭 ‘범도민정치개혁회의’ 등을 구성해 대안을 모색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감시, 평가와 함께 신인을 발굴해 정치엘리트로 기르는 일도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전북에서 거론했던 ‘태조학당’ 등을 세워서 미래 정치엘리트들을 길러내는 게 시급하다. 아울러 전북 언론계도 공론의 장 기능을 활성화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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