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 익산시가 지역사랑상품권인 '다이로움' 지원 한도를 절반으로 축소하면서 "소수의 고액 충전자가 예산을 독점하는 구조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익산시에 따르면 '익산 다이로움' 할인 혜택을 적용하는 '월 충전 한도금액'을 종전의 60만원에서 올해 10월부터 30만원으로 낮춰 적용하고 있다.
익산시는 올해 추경에 다이로움 충전을 위한 예산을 세우지 않아 당초 예산 430억원이 조기에 소진될 것을 우려해 보다 많은 시민에게 골고루 나누고 운영 기간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불가피하게 구매 한도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런 방침은 "다이로움 충전 인센티브(10%)가 언제 떨어질 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충전해 놓아야 한다"는 심리를 자극했고 10월에 많은 시민이 충전하는 바람에 올해 11월 중반 이후에는 충전 자체가 중단될 우려를 낳고 있다.
익산시는 정부의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지원 축소 등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시민들의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10% 할인 혜택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고물가 속 이용 수요가 폭증하면서 한정된 연간 예산이 조기에 바닥날 위기에 직면해 충전 한도를 축소했고 이마저도 연말경에는 쉽지 않을 것이란 하소연이다.
익산시는 이와 관련해 "소수의 고액 충전자가 예산을 독점하는 구조를 막고 다수의 평범한 시민이 소외되지 않도록 10월부터 월 구매 한도를 30만 원으로 낮췄다"는 주장을 하고 있어 "한도 축소를 위한 '억지춘향' 논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올 6월 중 '다이로움' 충전자 8만80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30만원 이상' 충전자가 5만400명으로 다수를 차지했고 '30만원 이하'는 3만7700명으로 집계돼 "30만원 이상 충전자를 '소수의 고액 충전자'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다.
익산시는 이에 대해 "30만 원을 초과해 충전한 상위 57%(5만400명)가 전체 할인 예산의 81.6%를 차지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지만 "지역상품권 발행의 본래 취지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소비 촉진이란 점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박에 부딪혀 있다.
익산시는 또 "개인별 최대 한도를 일부 낮추더라도 10% 할인 혜택을 지키면서 더 많은 시민에게 고른 기회를 주는 것이 공정하다는 판단"이라고 주장했지만 "보편적 복지에 가까운 지역상품권을 놓고 공정과 불공정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휘말려 있다.
특히 익산시는 지난 9월에 시민 1만2000명의 대규모 모집단을 대상으로 '시민 설문조사'에 나섰고 응답자의 60%가량이 충전한도와 관련해 현행대로 '월 60만원'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시의 논리대로 말한다면 시민들의 상당수가 예산을 독점한 '소수의 고액 충전자'를 희망하고 있는 셈이다.
익산시는 시민 설문조사와 관련해 "내년도 정책 방향을 정하기 위해 진행한 것일뿐"이라며 "최근의 한도축소 여부와 관련한 조사는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익산시 부송동에 사는 50대의 L씨는 "많지 않은 생활비를 아껴 쓰기 위해 매월 다이로움 60만원을 전액 충전해 슬기롭게 소비를 해왔다"며 "그런데 '소수의 고액 충전자'로 분류된 것 같아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그는 "'고액 충전자의 예산 독점' 운운은 소비자와 소비를 악(惡)으로 규정하는 것"이라며 "예산이 부족해 충전 인센티브를 세우기 어렵다면 시민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익산시의 다이로움 충전 '한도 조정' 이후에도 시민들의 뜨거운 이용 열기가 이어지면서 올해 마련된 다이로움 할인 예산은 오는 11월 중에 모두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익산시는 이번 한도 조정과 조기 종료가 올해 배정된 예산 상황에 따른 '한시적 조치'임을 명확히 했다.
익산시는 시민 의견과 실제 소비 패턴, 재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년도 다이로움 운영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어서 내년도 정책 결정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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