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자의 생존과 치료에 필수적인 특수식품 공급을 국가가 관리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중구)은 지난 23일 저단백 즉석밥과 특수 조제분유 등 희귀질환자용 특수식의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마련하는 내용의 ‘희귀질환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은 단백질 대사에 필요한 효소가 부족하거나 없어 특정 대사산물이 체내에 축적되는 희귀질환이다. 환자들은 건강 유지를 위해 저단백 즉석밥과 특수 조제분유 등으로 식단을 관리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산정특례에 등록된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자는 863명으로, 19세 미만 630명과 성인 233명이다.
그러나 정부의 특수식 지원은 19세 미만 환아에 집중돼 성인 환자들은 공급 부족과 높은 구매 가격에 시달려 왔다.
실제 정가 1700원인 저단백 즉석밥이 온라인에서 최대 1만3000원에 거래돼 정가의 7.6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6월 CJ제일제당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7월부터 성인 환자 구매 지원 체계를 운영하고 있지만, 법적 근거가 없고 구매량도 1인당 분기 13박스로 제한돼 있다.
특수식 공급 구조도 취약하다. 국내 생산업체는 품목별로 1곳씩 총 2곳이며 수입업체도 1곳에 불과해 생산이나 수입이 중단되면 대체품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개정안은 정부가 희귀질환자용 특수식 수요를 조사하고 대체제품이 없거나 공급 중단 시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는 식품을 ‘공급안전관리 대상’으로 지정하도록 했다.
지정된 식품은 생산·수입 중단 180일 전에 정부에 보고하도록 해 공급 차질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미국은 2022년 분유 공급 대란 이후 영아용 조제식과 환자용 의료식품을 핵심식품으로 지정하고 생산 중단 시 신고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박 의원은 “희귀질환자의 생존에 필요한 식품공급이 기업의 선의와 환자 민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특수식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관계부처가 협력해 안정적인 공급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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