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명·분열주의·신천지 비밀연합' 주장에 대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과 이후, 격분한 친청(親정청래)계의 공세가 연이틀 이어지고 있다. 이성윤·한민수 최고위원은 4일 김 대표의 면전에서 "공개사과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다. "정당법 52조 위반 여부까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등 형사처벌을 시사하는 주장까지 나왔다.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 김 대표를 겨냥 "이 문제가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본의 아니게 피해 입으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 몇 마디로 끝낼 문제인가"라며 "(김 대표는) 정청래 전 대표에게 '본의 아니게'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공개사과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 달라"고 날을 세웠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선 "정당법 52조 2항은 당 대표 경선에서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에게 불리하도록 허위사실을 공표한 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어떤 목적과 근거로 (신천지 의혹을) 공표했는지 정당법 52조 위반 여부까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까지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민수 최고위원도 모두발언에서 "당원과 지지자들 앞에 제기한 의혹을 왜 국회의원들 앞에서만 사과하나", "조롱과 모욕을 견뎌온 당원과 지지자들의 상처가 어찌 비공개 의총 사과 한 번으로 아물겠나"라며 "김 대표는 당원과 지지자들께 공개사과하고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 발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라"고 했다.
그는 전날 김 대표의 '의총 사과' 직후 친청계 측 공세를 '당대표 흔들기'로 규정해 견제하고 있는 친명(親이재명)계 의원들을 겨냥해선 "'당대표의 고뇌에 찬 사과'를 운운하며 '당대표를 흔들지 말라'고 강변하고 있다"며 "난 데 없이 반명·분열주의·신천지로 몰린 우리 당의 수많은 당원과 지지자들을 생각해 보신 적은 있나"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날 최고위 공개회의 이전 진행된 사전 비공개 회의에선 김 대표가 '신천지 관련 발언을 하지 말자'는 취지로 압박하고, 이에 친청계 최민희 최고위원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계파 간 정면 충돌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 최고위원은 사전 최고위 종료 직후 페이스북에 이 같은 내용의 글을 올리며 "대표와 대표가 임명한 당직자들의 동시다발 압박이 있었다"고 전했다. 결국 공개회의에는 불참한 최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공개회의에서 또 대표와 당직자들의 격한 반응이 나올까 우려됐다"며 "피차 격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당원님들과 지지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해 참석하지 않았다"고 본인의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
최 최고위원은 이어 "정무직 당직자들의 '문제가 있는데 대표의 결단으로 덮었다'는 식의 SNS 글과 언플이 있었다"며 "'비밀연합이 있고 정 전 대표가 연관돼 있는데 김 대표가 대승적 결단을 했다. 정청래는 신천지다'라는 식의 모함이 사실인 듯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대표는 앞에서 사과하고 친석(親김민석)계 의원들은 뒤에서 신천지 연막을 계속 피우는 SNS와 언플을 해대면 이게 뭔가. 모욕감이 더 커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개할 걸 공개하지 않고 책임질 걸 책임지지 않으면 '신천지 안개'로 당의 위기는 계속될 것"이라며 "결자해지만이 답"이라고 압박했다.
당내 친문(親문재인)계 인사인 윤건영 의원은 이 같은 '신천지 분열상'에 대해 "같은 사과를 놓고도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결단'이라고 생각하고 한쪽에서는 '사과 아닌 거 같아. 부족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당분간 상당히 좀 어려운 국면 아닐까"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이같이 짚었다. 그는 친청계와 친명계의 주장 어느 쪽에 힘을 싣진 않았지만, 현재 당의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객관적 실체를 밝히고 사과할 건 사과하고 이런 일이 안 일어나도록 뭐 재발 방지라든지 이런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들이 필요한데 그런 게 없는 상황"이라고 김 대표의 책임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나온 두 최고위원의 요구에 별다른 답을 남기지 않았다. 김 대표는 "어제 의총에서 뜻을 모은 대로, 당 내에서 종교의 정치개입 우려가 사라지도록 당원 자정 노력과 제도개선 절차를 밟아가겠다"며 "당 통합과 민생에 매진하도록 하겠다"고만 했다.
지도부 내 친명계 인사들은 신천지 관련 직접 언급을 피하는 한편 '민생', '통합' 의제를 강조하며 우회 방어에 나섰다. 박선원 최고위원은 "정치인의 이해관계가 민생보다 앞설 수는 없다"며 "국민의 삶을 함께 지키기 위해 이 어려운 시기인 11월과 12월에 힘을 모으자"고 했다. 전용기 최고위원도 "당의 성공은 당내 논쟁에서 누가 이겼는가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민주당은 일할 시간"이라고 했다.
지도부 밖에서도 지원사격이 이어졌다. 당 원로 박지원 의원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대표가 (사과를) 잘했다"며 "이런 때는 단결해야 된다. 그게 이재명 대통령 성공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 대표 공개사과를 주장하는 정 전 대표에게도 "제발 대표가 사과했고 정리가 됐다고 하면 여기서 끝내라"고 당부했다.
박 의원은 이어서도 "공개 사과하라고 하는데 아니, 무슨 장충단 공원에서 발표를 해야 공개 사과인가? 광화문에 가서 할 건가?", "의총에서 대표가 울먹이면서 사과했으면 충분하다"라며 "과유불급"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그는 김 대표에게도 "(정 전 대표에게) 개인적으로 진솔하게 사과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이해식 의원도 같은 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 분위기는 대표가 그렇게 (사과)한 것은 상당히 잘했다는 긍정 평가"라며, 정 전 대표를 겨냥 "정 전 대표 입장에서는 자기의 어떤 팬덤, 지지자, 당원들에게 호소하는 방식을 택한 것", "조금 가라앉히고 좀 자중을 해 나가는 것이 우리 정 전 대표를 위해서도 좋다"고 비판했다.
김현정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통합을 위한 결단을 대표가 한 것"이라고 평하며 "지금은 정쟁보다는 민생을 챙겨야 된다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정 전 대표를 향해선 "사과를 빌미로 해서 또 다른 갈등을 만들면 안 된다"며 "진영의 통합을 위해서 같이 역할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더해, 친명계는 정 전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내년 1월 내 마무리'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비판하며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박 의원은 "정청래 의원이 '내년 1월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섣부르다)"며 "그때 (정 의원이) 대표하면서 합당론을 발표할 때도 소통을 하지 않고 얘기를 해서 분란이 된 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정 전 대표가 주장한 '1월 합당론'에 대해 "역대 합당이나 연대는 선거 직전에 이루어져야 시너지 효과가 있다"며 "성급하면 안 된다", "(합당 얘기로) 지금 갈등을 만들잖나"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도 정 전 대표의 '1월 합당' 발언에 대해 "(합당 찬반이 팽팽한 상황에) 합당을 전제로 해놓고, 그것도 1월까지 해야 된다라고 하는 것은 합당에 찬성을 하고 또 조국혁신당의 후보나 이런 분들로 좀 (민주당을) 물갈이를 해야 된다라고 생각하는 당원들에게 호소하는 말"이라며 "이 말 자체가 분열의 씨앗"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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