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북 지역의 대표적인 지방신문인 매일신문이 주간매일을 지난 9월 13일자로 ‘라이프매일’이라는 제호로 재창간을 선언했다. 83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생활정보 위주의 주간지 주간매일을 명실상부한 생활 정보지로 리메이킹 한 것이다.
고품격 생활매거진을 표방하고 나선 라이프매일은 우선 면수를 과거 타블로이드 32면에서 56면으로 늘렸다. 디자인도 20~30대를 겨냥해 모던하게 바꾸었다. 매주 목요일 매일신문 독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라이프매일은 기존의 주간매일을 단순하게 확대 개편한 것은 아니다. 1년여의 기획과 준비 끝에 나온 ‘전혀 새로운 방식의 새 신문’이다. 인력도 매일신문 파견 기자 13명을 포함해 30명 선으로 대폭 확대됐다. 처음에는 아예 새로운 신문으로 등록할 것 까지 검토했었다.
기획의 방향은 이랬다. 영국의 가디언, 프랑스의 르몽드, 미국의 유에스투데이 등 세계적인 권위지들이 발행하고 있는 생활밀착형 삽지신문을 만든다는 것이다. 매일신문 독자가 주로 40~50대 층인 반면 20~30대를 주요 독자로 설정했다.
생활에 꼭 도움이 되는 지역 생활문화정보를 제공한다. 주수입인 광고는 일간지나 생활정보지들이 모두 놓치고 있는 ‘틈새광고’를 공략한다. 이른바 신문에 끼워 배포되는 삽지광고, 전단지광고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잡았다.
대구지역의 출판 광고시장은 월 평균 60억원 규모.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32~33억원 정도가 일간지 광고로 흡수되고 있다. 대구교차로 등 생활정보지들이 20억원 정도의 광고 시장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10억원 정도가 전단지 광고 시장으로 파악되고 있다.
라이프매일은 이 전단지 광고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하되, 일간지에 광고를 내기에는 너무 부담이 되고, 생활정보지 독자보다는 구매력이 높은 집단을 대상으로 광고를 내고 싶은 새로운 소매 광고주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일신문이 신개념의 생활정보 매거진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광고와 독자 두 가지 측면에서다. 지방지 중에서는 독자 기반이 단단한 매일신문이지만 90년대 후반 이후 광고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한 때 연간 5백억원 이상 되던 광고 수입이 최근에는 2백억원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경제가 크게 위축된데다가 서울에서 수주하던 대기업 광고도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지역 광고시장으로 ‘안내광고’가 눈길을 끌지만 이미 이들 시장은 생활정보지들의 차지였다. 매일신문의 기존 광고시장과 생활정보지들의 안내광고, 그 틈새에서 전단지 광고 시장을 주목하게 됐다. 젊은 독자층을 유인하는 것도 주요 과제였다.
매일신문의 독자들은 ‘충성도’가 높다. 15~20년 되는 장기 구독자들이 대부분이다. 반면 연령층은 30대 후반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20~30대의 젊은 층과 여성독자를 유지하고, 개발할 필요성도 라이프매일을 기획하게 된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다.
지면 구성은 건강 문제를 다루는 ‘메디컬& 헬스’, 맛집, 음식 이야기, 인테리어, 미용, 육아 등 생활 문화 지면인 ‘리빙’, 생활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상담 코너인 ‘컨설팅’을 비롯해 ‘패선’‘머니 머니’‘쇼핑’‘레저& 여행’, ‘마이카’‘부동산 플라자’등 말 그대로 생활상의 편익과 관련한 분야로 채워져 있다.
1면은 과감하게 시원한 사진을 배경으로 한 캠페인 지면으로 꾸몄다. 기사와 광고 비중은 6대 4 정도이다. 라이프매일은 생활 밀착형 정보를 개발하고, 광고와 기사의 ‘합리적인 접점’을 모색하면서 몇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인포메이션 빌더(Information Builder)의 도입. 인포메이션 빌더는 말 그대로 정보 수집과 광고 영업의 두가지 역할을 수행한다. 생활정보를 다루는 데 있어서는 취재원이 광고주이고, 광고주가 바로 취재원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들 인포메이션 빌더들은 각 분야별로 광고 수주 업무를 하는 한편 이들 광고주들을 취재원으로 해 각 분야의 생활정보들을 수집한다. 수집된 정보들을 모아 팀별로 회의를 갖고 매주 기획 아이템들을 정한다. 취재가 필요한 경우에는 기자들과 팀을 이뤄 별도 취재에 나서게 된다.
라이프매일의 기획 실무를 맡았던 전계완 기자는 이를 기존 취재관행의 ‘힘빼기’라고 말한다. 기자들이 정보를 취사 선택해 기사를 만드는 과정에서 ‘독점적’으로 선택권을 행사했던 것과는 달리, 독자의 요구와 취재원의 동향에 기초해 상호 필요한 정보 유통의 ‘가교’ 역할에 중점을 둔다는 취지다.
라이프매일이 도입한 또 하나의 시도는 기사형 광고. 소개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음식점이나 카페들을 일정한 광고료를 받고 기사로 소개하는 것이다. 광고 기사 게재료를 낸다고 모두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주방 시설이나 위생 관리 정도, 이용자들의 평가를 토대로 일정한 검증과정을 거쳐 ‘기사로 소개할 만하다고 판단될 경우’에 한해서 광고형 기사를 게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라이프매일이 광고형 기사를 도입하기로 한 데 대해 전계완 기자는 “그 동안 음성적으로 이뤄져 왔던 소개 기사의 양성화”라고 말한다. 그 동안 이런 소개 기사들 가운데 상당수는 청탁을 받아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 소개 기사가 나가면 음식점들은 또 기자가 소속한 부서원들에게 회식 자리를 제공하거나 하는 식으로 ‘성의 표시’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 데 이러한 ‘음성적인 거래’를 양성화하자는 것이다.
라이프매일은 이밖에도 10%에서 많게는 20~30% 까지 할인이 가능한 쿠폰을 2개 지면에 빼곡히 채우는 등 광고효과를 높이면서 독자들에게도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광고 유형을 도입하고 있다. 고급 종이를 선호하는 전단지 광고 유치를 위해 4~8쪽 짜리 전단지를 별도로 제작해 배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매일신문은 본지에서도 부동산 안내광고가 꾸준히 실리고 있다. 90년대 초반부터 대구지역 부동산협회에 계약을 체결하고 싣기 시작한 안내광고가 계속되고 있는 것. IMF 이전 일반 기업 광고가 넘쳐 날 때에도 이들 협회에 안내광고 지면을 계속 주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많을 때에는 광고지면의 7~8면 가까이가 이들 안내광고로 채워지기도 한다. 라이프매일의 출발은 바로 이러한 지역광고 시장에 대한 지속적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라이프매일의 실험은 새로운 취재 및 기사 방식도 그렇지만 이미 생활정보지에 주도권이 넘어가 있는 지역 광고 시장에서 지방 신문사들이 뒤늦게라도 ‘특화된 영역’을 개척할 수 있느냐 하는 점에서 주목된다.
라이프매일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면 지방신문이 생활정보지와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지역 광고 시장에 진입하는 첫 모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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