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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은 마음으로도 머리로도 먼 곳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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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은 마음으로도 머리로도 먼 곳이 아니었습니다"

<남측 어린이의 북한방문기>

분단 이후 처음으로 지난 12-16일 북한을 방문했던 남측 어린이의 기행문을 싣는다. 글을 쓴 이재윤양은 서울 봉은중 2학년으로 이번 방북을 주관한 '남북어린이어깨동무'의 평화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다. 편집자

어떤 책에서 가장 긴 거리는 머리에서 마음까지의 거리라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북녘이 너무 머나먼 나라인 줄 알았습니다. 우리가 갈 수 없는 곳이라고만 생각해 왔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녘과 우리나라는 한시간도 안 되는 짧은 거리였습니다.

<사진> 지난 14일 평양제4소학교에서 이 학교 어린이들과 함께. 맨뒷줄 가운데 흰옷 입은 여학생이 이재윤양이다. @남북어린이어깨동무

그렇게 한시간 동안 비행기 안에서 거의 북녘에 도착했을 때, 륜군이가 창 밖을 내다보며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스쳐 지나가는 말로만 들렸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생각할수록 륜군이의 말이 맞다고 느껴졌습니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그 시간에 한국에 있었다면 북녘친구들이 우릴 보지 못하고, 또 우리가 존재하는지도 모를 것입니다. 우리가 북녘 땅을 날고 있기에 북녘에서 북녘사람이 우리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륜군이의 말이 자꾸자꾸 기억에 남는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첫째 날과 둘째 날은 평양의 여러 곳을 방문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단군릉, 동명왕릉 등 우리나라 냄새가 나는 곳들을 가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수첩에 하나하나 그 날의 기분과 느낌을 적고 그렸습니다. 혹시라도 다시는 못 오게 된다면, 수첩을 보면서 그날그날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딴 곳보다 평양의 거리를 열심히 그렸습니다. 북녘 모든 거리들을 볼 수 없었지만, 우리가 갈 수 있었던 평양만이라도 잊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평양 거리는 평화롭고 따뜻한 느낌이 맴돌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것처럼 자유롭지 못한, 무조건 나쁘다 라는 생각들이 한순간에 거짓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가장 기대했던 셋째 날이 왔습니다. 어깨동무 어린이 병원 준공식에도 참여하고, 북녘 친구들의 손을 잡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유일한 날입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 병원으로 인하여 나와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하고 이 병원이 지어진 것에 대해 감사했고, 또 병원 입구에 걸린 동판에 내 이름도 쓰여져 있어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준공식이 끝난 후 우리는 차를 타고 평양 제4소학교로 향하였습니다. 솔직히 저는 병원 준공식보다 북녘의 친구들을 만나는 것에 기대가 되었습니다. 어진이 언니와 저는 수첩에 북녘 친구들과 만나서 물어볼 말들을 적는데 긴장돼서 그런지 떨렸습니다. 소학교 친구들은 우리 일행을 위해 합창 등 공연을 했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 같이 동그랗게 모여 춤을 췄습니다. 물론 손을 잡고 말이죠! 저는 산별이라는 새로운 친구를 만들었습니다. 그 친구와 저는 손을 꼭 잡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그 친구가 제 이름을 기억 못하더라도 남녘 친구가 생겼다고만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그 친구를 기억하면 되니까요.

그 후 우린 모두 만경대학생소년궁전으로 갔습니다. 그 곳에서 여러 소조 활동을 하는 친구들을 보았는데, 정말 어린이가 맞나 의심할 정도로 다들 매우 잘했습니다. 궁전에서도 공연을 준비하였는데 돈 주고도 못 보는 공연을 본 것 같다는 기분에 가슴이 떨렸습니다. 끝날 때쯤 ‘우리는 하나’라는 북녘 노래를 불렀는데, 우리 모두 일어나서 박수를 치고 따라 불렀습니다. 정말 하나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백두산에 가서 우리는 천지를 보았습니다. 천지는 우리 교과서에 있는 사진보다, 달력에 있는 사진보다 훨씬 컸습니다. 천지는 그만큼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처럼 넓은 마음을 가지라고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우리는 거리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으로도 북녘을 먼 곳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너무 오랜 기간동안 떨어져 있어서, 한반도에 너무 진하게 선이 그어져 있어서,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먼 곳이라고만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전 이번에 북녘을 가보고, 북녘은 마음으로도 머리로도 먼 곳이 아니었다고, 멀게 생각한 건 우리 실수였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벌써 마음으로 통일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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