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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제' 위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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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제' 위헌인가?

[기고] 대형마트 동네상권 규제, 외국은…

지난 22일 서울행정법원이 강동·송파구 대형마트들이 구청장이 한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처분에 대하여 원고인 대형마트의 손을 들어줘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마치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휴업일' 제도 자체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난 것처럼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판결 내용은 구의회가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구청장이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 범위를 '유통산업발전법'에서 정한 규제 범위의 최대치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도록 해 구청장의 행정권한을 침해하였고, 조례제정 과정에서 대형마트에 사전 통지하여 의견을 듣지 않은 절차적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행정법원의 공보판사는 '공휴일 의무휴업일제' 자체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아님을 강조했다. 판결의 쟁점은 지방자치법상의 조례가 자치단체장의 재량권한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거나 행정절차의 준수에 있었던 것이지 유통산업발전법상의 영업시간규제 제도 자체에 있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지금이라도 강동구와 송파구 구의회가 "구청장은 ○○해야 한다" 식으로 되어 있는 조례 규정을 "구청장은 ○○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는 형식으로 바꾸고, 조례개정 과정에서 대형마트에게 사전 통지해 의견수렴을 하여, 새로이 조례를 개정하면 해결될 문제이다.

서구 유럽에서는 보편적 제도인 '공휴일 의무휴업제'

서구 유럽에서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휴업제'와 '평일 영업시간 제한'은 대형마트 규제의 보편적인 제도 중 하나이다.

흥미로운 것은 최근에 우리의 대형마트 행정소송 사건처럼 프랑스에서도 대형마트가 지방자치단체의 일요일 영업금지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패소한 사건이 있었다는 것이다. 거대유통업체인 오샹(Auchan)이 지중해 연안의 휴양도시인 페르피냥(Perpignan)에서 일요일 영업 행위에 대한 재판이 있었다. 법적쟁점은 '거대 유통업체가 유통 근로자들의 주휴일의 휴식권을 침해하느냐'라는 노동 문제이었다. 법원은 페르피냥에 소재한 오샹 지점에 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말 것을 명령하면서, 만일 불법적인 주휴일 영업을 한다면 그때마다 10만 유로(한화 약 1억 5700만 원)의 벌금을 내도록 했다.

독일은 1956년경부터 '상점폐점법(Ladenschlußgesetz)'이 시행돼 반세기 동안 야간영업 및 휴일영업을 규제하고 있다. '상점폐점법'에 따르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고,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점하도록 하며, 철도역과 고속도로의 상점들(tourist zones)만 예외적으로 24시간 영업이 가능하다. '상점폐점법'은 연방차원의 규제였으나, 규제완화정책에 따라 2006년 7월부터 주차원의 규제로 전환하였는데 독일의 16개 주 중 현재 두개의 주(Bayern, Saarland)가 '상점폐점법'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주들은 각 주법으로 영업시간을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주를 막론하고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점하고 있다.

영국은 '일요일 영업법(Sunday Trading Act 1994)'을 통하여 매장면적 280㎡ 이상의 소매점은 일요일 영업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얻어 예외적인 영업이 가능하나, 이 경우에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6시간의 영업만 가능하다. 또한 '성탄절 영업법(Christmas Day (Trading) Act 2004)'은 매장면적 280㎡ 이상의 소매점은 성탄절 영업을 금지하고 있다.

프랑스는 노동법규에서 대규모 점포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영업은 밤 10시까지만 개점이 허용된다. 특히 품목별로 식료품영업은 13시간, 비식료품 영업은 11시간 이내로 제한한다. 그리고 일요일 영업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식품유통매장의 경우에는 일요일 오전까지만 영업할 수 있도록 하되, 근무자에 대하여 평일근무 임금의 2배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월마트도 SSM으로 변신?

ⓒwww.walmart.com

또한, 대형마트들의 동네상권 진출을 규제하는 입법도 서구유럽과 미국에서는 보편화된 제도이다.

역시 흥미로운 사건은 미국에서도 대형마트인 월마트가 우리의 SSM처럼 규모를 줄인 매장형태를 통하여 동네 상권에 진출하려는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로스앤젤레스 차이나타운에 월마트가 매장을 내기로 하자 지역 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는데, 이 매장은 일반적인 월마트 매장에 비해 규모가 5분의 1에 불과하다. 월마트가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이른바, '생활밀착형 매장'이다. 한국에서 주택가 동네 슈퍼를 내몬 SSM의 미국판인 셈이다.

이런 월마트 입점 계획에 지역 소매상과 슈퍼마켓 종업원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섰다. 로스앤젤레스 시의회는 2004년 매장 면적의 10% 이상을 농산물 등 소비세 면제 품목을 파는 10만 제곱피트(약 2800여 평)이 넘는 소매 매장을 개설하려면 특별영향평가를 받도록 한 바 있다. 이 특별영향평가에서는 임금 수준이 하락하지 않는지, 또 지역 골목 상권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는지를 주로 평가한다. 뉴욕에는 월마트가 아직 진출하지 못하고 있고, 시카코에는 월마트가 이제 1호점을 개점한 정도이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서구유럽 국가들은 도시계획과 생활환경 보호의 측면에서 주거지역 등 일정한 용도지역에 대하여는 대형마트의 진출을 규제하고 있다. 전통시장으로부터 1km 반경의 존(zone) 범위 내에서만 진출을 규제하는 우리와 정반대로 독일은 일정한 존(zone) 범위 내에서만 진출이 허용되는 방식이다.

독일은 우리나라의 '신도시'와 같이 인구가 급증한 지역 또는 기존 시장상권만으로는 해당 지역주민의 수요를 따라갈 수 없다고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객관적으로 검증된 지역을 '특별지구'로 지정한다. 매장면적 1200㎡ 이상의 대규모 소매점은 연방건설법과 건축이용시행령에 따라 이러한 특별지구 내에서만 개설이 가능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그 결과 주거지역과 촌락지구, 혼합지구, 산업지구, 공업지구 등에는 대형마트가 들어설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독일은 대형마트가 특별지구 안에서 출점한다해도 '10% 가이드라인' 규제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즉, 사전 조사를 통해 대형마트의 개설이 기존 소규모상인들의 매출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객관적인 수치로 평가한 후, 예상되는 대형마트의 개설로 인하여 주변 소규모 상인들의 매출액이 기존보다 10% 이상 감소하는 경우에는 대형마트 출점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독일 함부르크 시내 베아게도르프 중심 상가에 독일의 대형유통업체인 메트로(Metro)가 진출을 시도했다가 3개월이 넘는 면밀한 조사를 통해 메트로가 진출할 경우 주변 상인들의 기존 매출액이 20%가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오자 진출이 백지화된 사례가 있다. '10% 가이드라인'을 통과했어도 교통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기존상권영향평가 등 엄격한 기준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나아가 지방정부는 대형마트의 입점을 허가하기 전에 대형마트의 진출 계획을 지역신문 등을 통해 반드시 알려야 하는 법적 의무가 존재한다.

프랑스에서는 대형마트의 진출은 관할 관청의 승인사항인데, 매장면적 1500㎡(인구 4만 명 미만은 1000㎡) 규모의 대규모점포를 설립하려는 사업자는 해당 지역 상업시설위원회에 개발보고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지역 상업시설위원회는 차량소통, 상품적재·하역 등 교통 및 환경영향 평가, 해당지역의 유통매장 설치 밀도, 일자리 창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입점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그 결과 현재 215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파리 시내에는 대형마트가 없고, 대부분의 대형마트들은 파리 도시 외곽에 입점해 있다. 파리 시내에는 120여 개에 이르는 소규모 상가와 전통시장이 영업하고 있다.

영국은 일정 규모 이상의 대규모 점포 개설 시에는 환경영향평가보고서(Environmental Impact Assessment)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 매장면적 10,000㎡이상(도시지역) 또는 ㉡ 매장면적 2만㎡ 이상(시 외곽지역)의 대규모 소매점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입점이 예정된 지방자치단체에 환경영향평가보고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헌법 제119조 2항, 경제적 약자 보호용

이렇게 대형마트들의 동네상권 진출과 공휴일 영업과 평일 야간영업을 규제하는 입법들은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도 아니고, 이미 서구 유럽에서도 보편화되어 있는 법제들이다. 한국의 대형마트들은 최근에 '공휴일 의무휴업일제'에 대한 위헌소송을 제기했는데, 이미 독일에서도 이와 같은 위헌소송이 제기되었으나,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합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다만, 지역마다 실정이 다르므로 전국가적 차원에서 획일적 규제방식 보다는 지방마다의 문화와 특색을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 지적되어 그 뒤 각 주마다 주법으로 의무휴업일제의 규제를 하게 되었을 뿐이다.

한국도 조례를 통하여 지역의 특색을 반영하여 공휴일 의무휴업일제와 야간영업시간 규제 제도를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에는 대형마트들의 영업의 자유(직업수행의 자유)만 있는 것이 아니고, 유통 근로자들이 일요일에 휴식을 누릴 수 있는 건강권, 주거지역 주민들이 소음·교통 등으로부터 보호받을 환경권, 중소상인들의 생존권 등도 영업의 자유 못지않게 보호되어야 할 기본권이다. 헌법상 기본권은 공익을 위하여 제한될 수 있는데, 영업의 자유도 일요일 과당경쟁을 막아 위와 같은 유통 근로자, 주민, 중소상인들이 누릴 기본권의 보호와 에너지 절약, 도시계획 등의 공익을 제한될 수 있는 것이다.

헌법 제119조의 사회적 시장경제 조항을 없애야 한다고 전경련 등 재계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세계 어느 나라의 헌법에서나 국가가 경제적 민주화, 경제적 약자 보호 등을 위하여 시장에 개입하여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제119조 제2항의 경제민주화 조항을 두고 있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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