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남북경협의 선두에서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사업 등을 개척해 온 현대아산이 대북사업과 관련해서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 문제가 표출된 것은 지난 8월 31일 현대 현정은 회장이 금강산방문 과정에서 북측 출입사무소를 방문할 때 일반관광객보다 철저한 짐 검색을 당하는 등 홀대받은 사태를 통해서다. 이에 더하여 지난 8월 말 북측이 롯데관광에 개성관광사업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태는 날로 확대되고 각 언론에서는 남북경협 전체의 위기로까지 보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북측 일부 관계자들은 현대아산의 김윤규 부회장 징계 사태와 관련된 것이라 하고 있고, 이에 대해 현정은 회장은 지난 12일 김윤규 부회장 문제는 내부비리의 문제이고 대북사업의 미래를 위한 읍참마속의 결단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북측이 개성관광사업권을 롯데관광측에 제안한 것에 대해 현대아산은 2000년 7대사업권 독점계약 등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김윤규 사건'의 본질**
중국, 베트남 등의 개혁개방 과정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개혁개방 과정에서 경제적 수혜를 입는 집단은 필연적으로 투자와 연관하여 외국기업인을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형성되었다. 소위 외부세계나 기업인들과의 접촉면에서부터 부를 축적해나가는 사람이 형성, 확대되어 왔던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북한도 예외가 아니며, 특히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에는 이같은 경향이 날로 확대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에 북한사회에 나타난 중대한 변화는 분권 경향의 확대다. 7.1조치 이후 배급제가 핵심당원을 제외하고는 유명무실하게 된 상태에서 당, 군, 행정기관 등 각 분야별로 자력갱생 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려 있기 때문에 각 기관들은 여러 분야의 사업권 등을 자신들의 수익사업화 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예를 들어 평양 시내에 있는 소위 상점 형태의 '매대'를 허가하는 과정에서도 돈이 오가는 상황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김윤규 부회장과 접촉해 왔던 사람들 역시 다양한 차원에서 경제적 수혜를 입었다고 할 수 있는데, 채널이 바뀌면서 이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북한 당국 전체의 입장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잉된 반응이며 정확하지도 않은 것이다.
***향후 남북경협의 전망**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현대의 7대사업 독점권에 대해서는 향후에도 논란이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계약의 내용과 관련하여 투자의향서(LOI) 차원인지, 사전양해각서(MOU) 차원인지, 법률적 구속력을 갖는 본계약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인지의 논란이 있을 뿐만 아니라, 북측에서도 각 기관별로 수익사업을 공세적, 경쟁적으로 펼칠 것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분쟁의 소지가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된다.
예를 들어 2002년 필자가 참여한 '남북 통신협력에 관한 합의서'도 현대와 2000년에 체결한 소위 7대사업 독점권에 이미 포함되어 있던 내용이었고, 통신사업권과 관련해서는 또 다른 기업과도 합의한 바 있다.
이 같은 사실들은 남북경협이 이제 한 단계 더 발전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북측의 불만 표출이나, 변화는 개혁개방 과정에서 불가피한 상황들이기 때문에 현대아산 등 개별기업 차원에서는 북측의 변화에 기민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과제가 제기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전체적인 차원에서는'남북경협과 관련한 4대 합의서'의 구체적 실행, 특히 계약과 관련해서는 법률적 문제에 대한 검토 등을 구체적으로 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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