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북 합동연설회에서는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의 '정상회담 마케팅'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질풍노도와 같은 세월을 살아온 나 같은 사람만이 김정일과 북한을 상대로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며 '자질론'을 부각시키는 재료로 정상회담을 활용했고, 박 후보는 2002년 김정일 위원장과의 회담 경력을 내세우며 "대북정책도 내가 하면 국민들이 안심한다"고 강조했다.
朴 "노 대통령, 이왕 평양 가는 거 잘 해라"
먼저 연단에 선 박 후보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꼭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많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이왕 하기로 한 것이니 평양에 가서 제대로 하고 오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김 위원장 만나서 핵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하고 오라"며 "우리 국민을 대표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가는 것이니 만큼 김 위원장에게 당당히 할 말을 다 하고 요구할 것을 하고 오면 역사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그러나 만약 두 정상이 만나서 핵 문제와 현안을 해결하지 않고 아무 성과 없이 대선에서 정치적으로만 이용하려 한다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실질적 성과를 압박하는 입장은 지난 8일 청와대의 발표가 나온 직후부터 박 후보 측이 견지해 왔었다. 다만 기존의 회의론이 뒤로 빠지고 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한 멘트들이 포함된 데에는 회담 성사에 긍정적인 대국민 여론이 적잖이 반영된 듯했다.
박 후보는 "나는 북한 때문에 어머니를 흉탄에 잃었고 어머니를 생각하면 북한과 마주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내 개인의 아픔보다 남북관계의 미래가 더 중요하다"면서 2002년 평양 방문 경험을 언급하며 "나는 김 위원장과 마주앉아 지도자가 확고한 신념과 원칙을 갖춘다면 북한을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역시 정상회담에 대해 "이 나라가 위기에 처했는데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북핵문제를 잘 해결하라고 당부하고 싶다"며 반대 보다는 지지를 앞세웠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도 내가 대통령 되는 것을 싫어하는 듯하다. 노 대통령도 내가 대통령 되는 것을 싫어하는데 이 두 분이 만나서 엉뚱한 짓을 하면 국민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경고를 덧붙였다.
여권과 북한 정권이 '반 한나라당 연대' 차원에서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는 일각의 논리를 '반 이명박 연대'로 변용시킨 것이다. 이는 '이명박 대세론'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됐다.
李 "새만금을 신천지로 만들겠다"
전북 유권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만큼 '새만금 개발'을 고리로 표심을 얻으려는 노력도 빠지지 않았다.
박 후보는 "나는 새만금 대 역사의 현장에 서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여기에 있구나' 하고 감탄했다"며 "새만금을 전북도민의 바람 이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새만금 특별법 제정에 내가 앞장서겠다"며 친환경 에너지 연구 생산단지 건설과 자유무역지대 지정을 약속했다.
이 후보 역시 "전북의 새만금은 전북만의 일이 아니라 국가사업으로 만들겠다"며 "새만금을 세계가 부러워하는 신천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북지사와 헬리콥터를 타고 새만금을 돌아본 경험을 언급하며 "새만금이 나를 부르고 있는 기분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朴 "나는 부정축재한 사람한테만 독하다"
선거 종반 양대 진영이 대립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신경전도 있었다.
박 후보는 "나보고 독해졌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있는데 나 박근혜는 법 지키고 거짓말 안 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에게는 누구보다도 부드러운 사람 아니냐"며 "그러나 법 안 지키고 거짓말 잘 하고 수단방법 안 지키고 부정 축재하는 사람에게는 누구보다 무서운 사람이 나 박근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8일 대전 합동유세에서 이 후보가 "박근혜 후보의 부드럽던 모습은 어디 가고 이렇게 독해졌나. 예전엔 이렇지 않았는데 걱정이 많다"며 잇단 공세에 불편한 심기를 보인데 대한 응수였다.
박 후보는 "이 땅에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며 "반칙과 부정부패는 영원히 추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 역시 "무능한 대통령, 경륜 없는 대통령을 뽑아 놓으면 서민이 괴롭고 국민이 어려워진다"며 박 후보를 넌지시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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