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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맞잡은 손…김정일, 노 대통령 전격 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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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맞잡은 손…김정일, 노 대통령 전격 영접

[정상회담] 노 대통령, 김영남과 무개차 타고 등장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당초 예상과 달리 2일 12시 경 평양의 4.25문회회관 앞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영접했다.

2000년 이뤄진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예정에 없이 평양 순안공항에 직접 나타나 김대중 대통령을 직접 영접했던 김 위원장은 이번에도 예정에 없이 4.25문회회관에 오전 11시 54분 경 먼저 도착해 노무현 대통령을 맞는 파격 영접을 재연했다.

환영인파 수만, 평양 곳곳에서 "조국통일" 함성

이날 오전 9시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넘어 북한 땅을 밟은 뒤 승용차로 평양에 도착한 노 대통령은 오전 11시 30분 경 평양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광장에서 환영식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환영식 장소가 급작스럽게 4.25문화회관으로 바뀌면서부터 김정일 위원장의 등장이 점쳐졌다.

오전 11시 40분, 이미 4.25문화회관 앞에는 수 천 명의 평양 시민들이 분홍색, 빨간색, 자주색의 꽃을 들고 노무현 대통령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 4.25문회회관 앞에는 붉은 색의 카펫이 'ㄷ'자 모양으로 깔려 있었고 북측의 육해공군 3군 의장대가 도열해 대기중이었다.

오전 11시 54분, 4.25문회회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평양 시민들이 "만세"라는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거의 동시에 군악대의 음악 연주도 시작됐다.

이 때 4.25문회회관 앞 광장으로 진입한 차량에서 내린 것은 노 대통령이 아니라 김정일 위원장이었다. 김 위원장이 2000년과 마찬가지로 직접 영접을 나온 것.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보다 5분 가량 먼저 도착해 노 대통령을 만날 준비를 했다.

와병설이 나돌았던 김정일 위원장의 혈색은 좋아 보였으며 벤츠 승용차에서 내려 행사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모습이었다.

와병설 김정일, 건강한 모습…北 당정군 고위 인사 총출동

이어 정오 경 북측의 선도차량, 우리 경호단의 차량과 북측 호외총국의 경호차량 등을 앞세워 노무현 대통령이 4.25문회화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12시 1분, 차량에서 내린 노무현 대통령이 붉은 카펫 위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김 위원장을 향해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7년 만에 남북의 정상이 다시 만나는 또 한 번의 역사적인 순간이었으며, 2000년에 이은 두 번째 남북 정상의 만남이었다.

▲ "다시 맞잡은 손."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다시 손을 맞잡았다. 7년 만에 남북의 정상이 다시 만나는 또 한 번의 역사적인 순간이었으며, 2000년에 이은 두 번째 남북 정상의 만남이었다.ⓒ사진공동취재단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악수를 한 뒤 김 위원장의 안내를 받아 노 대통령이 북측의 육·해·공 3군 명예위병대의 사열을 받은 뒤 카펫 위를 함께 걷기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카펫을 걷는 동안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었고, 김 위원장은 묵묵히 박수를 치며 보조를 맞췄다.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약식 환영행사 가져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평양 시내 중구역에 위치한 인민문화궁전에서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이 주관하는 약식 길거리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노 대통령 내외는 오전 11시 40분 경 모든 차량이 차단된 왕복 6차선 도로 중앙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 상임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인사한 뒤 북측 관계자들과도 일일이 악수했다.

이어 북측 여성 2명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뒤 곧바로 무개차(오픈 카, open car)에 올라탔다.

무개차가 출발하자 노 대통령은 운전사 뒤편 자리에 함께 탄 김 상임위원장과 함께 연도에 환영나온 수만명의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 카퍼레이드 장면 ⓒ사진공동취재단


노 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은 차량 출발 전부터 간간히 환담을 나눴고 평양 시민들은 분홍색 꽃다발을 흔들며 '조국통일' '환영' '만세' 등의 구호를 외쳤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과 김 상임위원장이 평양의 건물과 지리, 최근 날씨 등을 화제로 담소를 나눴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평양의 상징의 하나인 개선문을 통과하는 등 약 10분 가량 6km를 달려 4.25문화회관에 도착했다.

북측 방송 선전용 차량에서는 노 대통령이 인민문화궁전 앞에 도착할 즈음부터 "통일아리랑", "반갑습니다." 등의 노래를 계속 내보내기 시작했다. 일부 높은 건물 옥상에는 북측 취재진이 카퍼레이드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북측 관계자는 "시민들이 진심으로 노 대통령 일행을 환영하고 있다"면서 "평양 시내에서 남북이 카퍼레이드를 벌인 건 '역사적 사변'"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국 정상이 평양 시내에서 환영식 행사를 갖고 카퍼레이드를 벌이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라며 "육로 방북이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환영식과 카퍼레이드 행사에는 남·북측 기자단이 각각 2대의 오픈 카에 나눠타고 취재를 벌였다. 남측 기자단이 탑승한 오픈 카 운전석 옆에는 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50∼60년대 이용했던 '무개차'라는 표식이 붙어 있었다.

또 러시아·중국·미국 등 평양 주재 외신기자들도 노 대통령 일행의 평양 방문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평양 시내는 다소 흐린 날씨에 간간히 햇빛이 내비쳤다.

▲ 평양 개선문을 통과한 카퍼레이드 행렬 ⓒ사진공동취재단


노 대통령, 서면으로 평양 도착성명 발표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0분께 평양시에 도착하자마자 북한동포와 평양시민들에게 전하는 서면 도착성명을 발표하고 "이제 남과 북이 힘을 합쳐 이 땅에 평화의 새 역사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평화를 위한 일이라면 미루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북녘 동포와 평양 시민 여러분의 따뜻한 환영에 마음속 깊이 뜨거운 감동을 느끼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북녘 동포 여러분께 남녘 동포들이 보내는 따뜻한 인사를 전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남북은 지금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길을 가고 있으며,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보면서 더 큰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면서 "우리의 생각이 간절할수록, 우리의 의지가 확고할수록 그 길은 더욱 넓고 탄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이며, 지난날의 쓰라린 역사는 우리에게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면서 "진심과 성의로써 정상회담에 임하겠으며, 7천만 겨레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짐한 뒤 "북녘 동포 여러분께서도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를 보내 주시기 바라며, 우리 함께 뜻을 모아 민족의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자"고 당부했다.

▲ 북측 취재진들이 2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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