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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비밀을 꿰뚫는 두 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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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비밀을 꿰뚫는 두 글자 ○○!

[프레시안 books] 리언 레더먼·크리스토퍼 힐의 <대칭과 아름다운 우주>

물리학은 자연의 법칙을 모아놓은 법전이 아니다. 현대의 물리학은 자연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정확히 그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왜 그런 모습인지, 반드시 그런 모습이어야 하는지도 알고 싶어 한다. 눈에 보이는 현상의 배후에 자연의 본 모습을 찾는다는 점에서, 물리학자들이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는 플라톤주의자인지 모른다.

스토리텔링은 대중을 위한 책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물리학 책에서도 얼마든지 중요해질 수 있다. (잘 쓴) 물리학 교과서는 논리적인 동시에 물리학의 내용이 자연스럽게 전개되어서 흥미롭게 읽힌다. 스토리텔링을 잘하려면 그 핵심, 그러니까 진짜 줄거리를 알아야 한다. 물리학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물리학 그 자체를 이야기하려고 할 때, 현대 물리학 이론의 스토리, 그러니까, 물리학 이론을 관통하는 진짜 줄거리는 무슨 이야기일까?

현대의 물리학자는 자연의 법칙 뒤에 숨어있는 기본 원리가 '대칭'이라는 데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대칭이 물리학의 근본에 있다는 것은 전적으로 20세기에 발전된 생각이다. 이전의 물리학자들은 정말로 물리학이란 자연 법칙의 법전이고, 세계는 이 책의 저자들의 표현대로 "톱니바퀴와 도르래로 구성된" 거대한 기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톱니바퀴의 톱니 수와 도르래의 지름들이 잘 정리된 법전을 만드는 것이 물리학의 목표이며,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대칭성이란 한 쌍의 똑같은 톱니바퀴가 있을 때처럼 문제를 단순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였을 뿐이다.

▲ <대칭과 아름다운 우주>(리언 레더먼·크리스토퍼 힐 지음, 안기연 옮김, 승산 펴냄). ⓒ승산
그러나 현대 물리학자에게는 대칭이야말로 눈에 보이는 세계의 배후에 숨어있는 진짜 원리이며, 수많은 법칙은 대칭의 표현일 뿐이다. 오늘날 우리는 고전 물리학의 체계도 모두 대칭성을 기반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맥스웰의 아름다운 전자기 방정식은 특수 상대성 이론과 추상적인 게이지 대칭성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유도되어 나온다. 뉴턴의 역학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대칭성에서 비롯된 결과다. 그리고 철저히 대칭의 관점에서 시간과 공간과 빛을 바라본 아인슈타인은 특수 상대성 이론에 이르렀다.

대칭이라는 개념을 물리학 세계의 불변성과 깊은 수준에서 직접적이고 우아하게 연결해서 이 모든 현대 물리학의 사고방식을 뒷받침해준 사람은, 대부분의 인생을 소수의 학자들에게만 존경을 받으며 외롭고 인정받지 못한 채로 살았던 독일의 수학자 에미 뇌터(Emmy Noether)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수학자 중 한 사람인 다비트 힐베르트가 인정했음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대학에 자리를 얻지 못하고 힐베르트의 이름을 빌려 무료로 강의를 해야 했던 그녀는 1915년 괴팅겐 대학에서 대칭성과 보존 법칙의 관계를 연결하는 뇌터의 정리를 증명했다.

이 결과는 단순하면서도 아주 강력해서 이 책 속에, 그리고 현재 물리학자의 이론 속에서 생생히 살아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모든 물리학자는 그녀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그래서 물리학에서의 대칭의 개념을 주제로 하는 이 책의 전반부는 뇌터에 대한 헌사라고 할 수 있다.

1988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온 레더먼은 바로 힉스 입자를 '신의 입자'라고 이름붙인 사람이기도 하다. 과학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데 관심이 많은 레더먼은 바로 그 책 <신의 입자>를 비롯해서 몇 권의 책을 더 펴냈다. 레더먼은 또 과학 교육 문제에 열성적인 것으로도 유명한데, 2007년 여름에는 대구에서 열린 국제입자물리학회 '렙톤-포톤 2007'을 기념해서 경북대학교에서 '과학자와 21세기 과학 교육'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하면서 교육 문제에 대한 자신의 여러 가지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과학 영재 학교인 일리노이 주 수학 과학 아카데미(Illinois Mathematics and Science Academy, IMSA)를 설립할 것을 제안했고, 현재는 이 학교의 상주 과학자로 재직하고 있다.

공저자 크리스토퍼 힐은 레더먼이 소장을 지냈던 미국 페르미 연구소에서 오래 재직하며 이론 물리학 부장을 맡기도 했던 이론 물리학자다. (참고로 말하자면 페르미 연구소의 첫 번째 이론 물리학 부장이 바로 한국 출신의 이휘소였다.)

나는 힐에 대해서는 조금 특별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데, 대학원생 때 힐의 대표적인 논문인 톱 쿼크 응축 모형 논문을 대단히 감명 깊게 읽었기 때문이다. 그 논문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처음 독자적인 물리학 연구를 시작했었고, 서투르기만 했던 학생 시절이었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만족스럽지 못한 채로 파묻어 두어야 했다. 몇 년 전, 비로소 그 아이디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내어, 10년도 더 지난 일을 다시 끄집어내어 비로소 만족할 만한 결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실험가인 레더먼과 이론가인 힐은 현대 물리학을 교육하는 문제에 대해 책에 소개된 웹페이지(www.emmynoether.com)를 통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 책도 대칭의 개념을 교과 과정에 포함시키기 위해 교사들을 교육하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들은 이 책 외에도 함께 <시인을 위한 양자역학>이라는 책도 썼다.

이 책은 물리학의 모든 것을 대칭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설명한다. 뉴턴 역학에 나타나는 시간과 공간의 대칭성, 상대성 이론에 나타나는 시간과 공간의 확장된 대칭성, 두 가지 성질만을 가지는 반사 대칭성, 양자역학에 나타나는 대칭성, 맥스웰의 방정식에 숨어있는 빛의 대칭성인 게이지 대칭성, 그리고 강력과 약력에서 나타나는 확장된 게이지 대칭성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대칭들을 설명함으로써 곧 현대 물리학 전체를 요약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은 달콤한 즐거움을 위한 책이 아니라 대칭에 대한 진지한 강의록이다. 그래서 읽기에 딱딱하다고 느낄 수 있다. 다시 앞에서 한 말을 반복하자면 이 책은 물리학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라, 물리학 이론 '그 자체'를 이야기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 책에는 수식도 몇 차례 나온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물리학 산책을 하려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 책이다. 대신 물리학을 배웠거나 배우고 있는 학생들 그리고 현대 물리학에 대해서 진지하게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라면 일독을 권한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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