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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神과 교황의 神은 서로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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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神과 교황의 神은 서로 다른가?"

박정훈의 중남미통신 <1> 이라크전을 보는 중남미의 시각

여론조사에 의하면 중남미 민중의 80% 이상이 미국의 일방적인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고 있다.현재 라틴아메리카에서 미국의 전쟁 정책을 지지하는 나라는 네 나라뿐이다. 그나마 미국 지원 아래 마약카르텔과 좌파반군에 맞서 싸우고 있는 콜롬비아 등 중미의 소국들이다.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멕시코와 칠레를 비롯해 브라질, 에콰도르, 아르헨티나, 페루 등 대부분의 나라들은 전쟁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3월 20일 전쟁이 벌어지던 날, 우루과이 출신 언론인이자 작가 에두아르도 갈레아노는 멕시코 좌파일간지 <라 호르나다(La Jornada)>에 '전쟁'이란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국제적으로 반전시위가 확산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라틴아메리카 또한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다음 글은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지성의 목소리이다.

***전쟁**

참으로 궁금하다. 이 전쟁이 준비되고 있던 지난해 중반 경 조지 부시는 "지구의 어느 어두운 모퉁이라도 공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니까 이라크는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인 셈이다. 부시는 아마도 문명이 텍사스에서 출현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일까? 자신의 동료들이 서기체계(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설형문자를 말한다-역자주)를 발명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부시는 니느베의 도서관(고대 바빌로니아 시대의 인류최초의 도서관-역자주)에 대해 들어본 적이 한번도 없을까? 바벨탑에 대해서도, 바빌로니아의 공중 정원에 대해서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일까? 그는 정말로 바그다드의 천일야화 가운데 한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일까?

누가 그를 세계의 대통령으로 선출한 것일까? 그 누구도 내게 그 선거에서 투표하라고 요청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당신들은 (투표하라고) 요청 받았는가? 아무렴, 우리가 귀머거리 대통령을 뽑았겠는가! 자기 목소리의 메아리밖에 듣지 못하는 사람을 우리가 뽑았겠는가? 세계 곳곳의 거리에서 전쟁에 맞서 평화를 갈망하는 수백만, 수천만 사람들의 천둥 같은 외침을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를 우리가 뽑았겠는가? 이 귀머거리는 귄터 그라스의 애정 어린 충고조차도 귀담아듣지 못한다. 독일의 저명한 작가는 아들 부시가 아버지 부시 앞에서 무언가 보여 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라크를 폭격하는 대신 정신분석가와 상담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1898년 미국의 대통령 윌리엄 맥킨리는 하나님이 자신에게 필리핀 섬들을 점령하라고 명령했다고 했다. 그 섬 주민들을 문명화하고 기독교화 하기 위해서 말이다. 어느 날 자정 백악관 복도를 걷다가 하나님과 얘기를 나누었다고 맥킨리는 말했다. 그로부터 1세기가 이상의 세월이 흐른 지금, 부시는 신이 이라크 정복에 있어 자기편이라 확신한다. 그는 언제 어디서 신의 음성을 들었을까? 게다가 그 하나님은 백악관의 부시와 로마 교황청의 교황에게 각각 다른 명령을 내린 것일까?

늘 국제사회의 이름으로 전쟁은 선언된다. 전쟁에 지친 국제사회의 이름으로. 어디 그뿐인가. 늘 습관처럼 평화의 이름으로 전쟁은 선언된다. 석유 때문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이라크에서 석유는 한 방울도 나지 않고 마늘만 아주 많이 난다면 누가 이라크를 침략하려 하겠는가! 부시, 딕 체니 그리고 부드럽고 상냥한 콘돌리자 라이스. 그들 모두가 석유업계의 고위직을 사임한 것은 확실할까? 왜 토니 블레어는 이라크의 독재자를 그토록 못 잡아먹어 환장인 것일까? 30년 전 사담 후세인이 영국회사 이라크 페트롤리움 컴퍼니(Irak Petroleum Company)를 국유화한 것 때문은 아닐까?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스페인의 총리)는 훗날 분배할 때 얼마나 많은 석유 유정을 차지하기를 원하는 것일까? 석유에 중독된 소비사회는 금단현상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는 게 확실하다. 이라크에서는 이 검은 마약이 확실히 저렴할 것이다. 그리고 확실히 막대한 양이 있을 것이다. 뉴욕에서 벌어진 한 반전집회의 한 플래카드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도대체 왜 우리 석유는 하필 저들의 사막 아래 있는 걸까?"

미국은 전쟁 승리 이후 오랜 동안 군사적으로 점령할 것을 선언했다. 미군 장성들은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뿌리 내리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다. 혹시 이 민주주의는 아이티, 도미니까 공화국 혹은 니카라과에 선물한 민주주의와 같은 것은 아닐까? 미군은 19년동안 아이티를 점령했고 뒤발리에가(家)의 독재로 이어진 군사정권을 세웠다. 또한 미군은 9년동안 도미니카 공화국을 점령했고 라파엘 레온니다스 뜨루히요 독재정권을 세웠다. 니카라과는 21년동안 점령했고 소모사가(家)의 독재정권을 세웠다.

미 해군이 권좌에 앉힌 소모사 일가의 왕조는 1979년 민중의 분노에 의해 몰락할 때까지 반세기 동안 이어졌다. 그러자 로날드 레이건 미 대통령은 말에 과감히 올라 탄 채 산디니스타 혁명에 의해 위협당하는 조국을 구하기 위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니카라과, 가난한 나라들 가운데서 아주 가난한 나라였던 곳. 나라 전체를 뒤져봐야 5대의 엘리베이터와 단 하나의 에스컬레이터밖에 볼 수 없던 나라. 그 한 대의 에스컬레이터마저 고장나 작동이 되지 않던 나라. 그러나, 레이건은 니카라과가 아주 위험한 나라라고 낙인찍었다. 그가 이 말을 하고 있는 동안 미국의 텔레비전은 남부에서부터 붉게 물들어 가는 미합중국 지도를 보여주었다. 경각에 달린 조국의 위기를 알리기 위해서 말이다. 부시 대통령은 공포를 심어주는 수법을 레이건에게서 배운 것일까? 부시는 지금 레이건이 니카라과에 대해 말하듯이 이라크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전쟁 전야의 미 일간지들의 제목들은 "미국은 어떤 공격에도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였다. 화학전에 맞서 집안을 밀봉하려는 테잎, 방독면, 기타 등등의 물품들이 동나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 사형 집행인이 사형당할 희생자보다도 더 두려워하는 것일까? 단지 집단적인 히스테리의 분위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자신이 벌일 행동의 결과를 예감하고 있기 때문에 몸을 떨고 있는 것일까? 이라크가 석유가 세계를 불태우게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 전쟁은 국제테러리즘이 필요로 하는 최상의 비타민을 제공해주는 것은 아닐까?

그들은 사담 후세인이 알 카에다 광신도들을 지원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사담은 호랑이 사육자란 말인가? 그 자신을 잡아먹을 호랑이를 키우고 있단 말인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사담 후세인을 증오한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이라크를 악마의 나라라고 생각한다. 헐리우드 영화를 볼 수 있는 나라, 대부분의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나라, 기독교도들이 가슴에 십자가를 달고 활보하는 것을 방치하는 무슬림의 나라, 대담하게 블라우스와 청바지를 입고 다니는 여성을 볼 수 있는 나라는 '사탄의 나라'에 다름아닌 것이다. 뉴욕의 쌍둥이 빌딩을 무너뜨린 테러리스트 가운데는 단 한 명의 이라크 사람도 없었다. 거의 대부분이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이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지구상에서 미국이 가장 뒤를 잘 봐주는 나라다. 미국의 위성이 추적하고 있는 동안 사막에서 말을 타고 도망치고 있던 빈 라덴도 바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아닌가! 부시가 이 전문적인 살인귀의 서비스가 필요로 할 때마다 "나 여기 있다!"며 외치는 빈 라덴 말이다.

당신은 혹시 1953년 아이젠하위 미국 대통령이 "예방전쟁"은 히틀러의 발명품이라고 말한 것을 알고 있는가? 아이젠하워는 "솔직히 말하자면, 이 비슷한 것(예방전쟁과 유사한 것)을 누군가 제안한다 해도, 진지하게 그것을 고려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무기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나라이다. 또한 민간인에 맞서 원자폭탄을 던진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2차 대전 당시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사건을 가리킨다-역자주). 게다가 늘 누군가에 맞서 전쟁을 벌여온 나라이다. 도대체 누가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있는가? 이라크인가?

이라크는 국제연합의 결의안을 존중하지 않았을까? 이제 막 국제법의 정당성에 맞서 발길질을 퍼붓고 펀치를 휘 두른 부시는 국제연합의 결의안을 존중하고 있는가? 국제연합의 결의안을 무시하는 것이 전문인 이스라엘은 어떤가? 이라크는 유엔의 17개 결의안을 무시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64개의 결의안을 무시했다. 부시는 자신의 가장 충직한 동맹국 이스라엘을 폭격할 것인가?

이라크는 지난 1991년 아비 부시에 의한 전쟁으로 파괴되었고 그 이후의 봉쇄정책으로 인해 빈곤 속으로 추락했다. 도대체 이렇게 파괴된 나라가 어떤 종류의 대량살상 무기를 숨기고 있다는 말일까? 1967년부터 팔레스타인의 땅을 점령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아무런 제재 없이 원자폭탄을 보유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어떤가! 미국의 또 다른 충직한 벗이자 테러리스트의 악명 높은 소굴이기도 한 이 나라도 핵탄두를 전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적은 이라크란다. 왜냐하면 이런 무기들을 "소유할 가능성"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이미 이런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선언한 북한과 같은 나라도 공격하려고 저렇게 안달일까?(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추측일 뿐 북한이 소유했다고 선언한 적은 없다. 영변의 원자로를 다시 가동하겠다고 선언했을 뿐이다. -역자)

그리고 화학무기와 생물학 무기의 경우는 어떤가? 누가 사담 후세인에게 쿠르드 족을 질식시킨 독가스의 원료들을 팔았을까? 누가 이 가스를 살포할 헬리콥터를 팔았을까? 왜 부시는 그 영수증을 보여주려 하지 않는 것일까? 그 시절, 그러니까 이란에 맞서, 쿠르드족에 맞서 전쟁할 때 사담 후세인은 지금보다도 덜 독재자였던 것일까? 그때는 도날드 럼스펠드까지 사담과의 우의를 다지기 위해 자주 방문하지 않았던가! 왜 지금 쿠르드족들의 삶에 그렇게 관심이 많아진 것일까? 예전에 아니었는데 말이다. 게다가 왜 이라크의 쿠르드족에게 특히 관심이 많은 것일까? 터키에 괴롭힘을 당해 온 훨씬 더 많은 쿠르드 족의 삶엔 왜 관심이 없는 것일까?

럼스펠드, 지금의 국방부 장관은 이라크에 맞서 미국은 '치명적이지 않은' 가스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그 가스는 블라디미르 푸틴이 지난 해 모스크바 극장에서 100명 이상의 인질을 죽일 때 그때 쓴 아주 조금 치명적인 가스란 것일까?

며칠 동안 국제연합은 빠블로 삐까소의 '게르니까'(스페인 내전 당시 독일 나찌군대에 의해 폭격당한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한 도시의 비극을 다룬 작품)를 덮어두었다. 이 별로 유쾌하지 않은 그림이 나팔수 콜린 파월이 전쟁나팔을 부는 것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말이다. 도살장 이라크를 덮는 데는 얼마나 큰 거튼이 필요할까? 펜타곤이 종군기자들에게 강요해온 검열을 통해서 말이다.

이라크의 희생자들의 영혼은 어디로 갈까? 부시 대통령의 종교보좌관 빌리 그래험 목사에 따르면 천국은 생각보다 아주 작다고 한다. 하늘의 땅을 측량하는 그에 따르면 1천5백 제곱마일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곳에 갈 선민들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수수께끼 하나, 어느 나라가 대부분의 입장권을 다 구입해 놓았을까?

그리고 마지막 질문, 존 르 까레에게서 빌려온 질문을 던지고 싶다.

"아빠,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일 거예요?"
"얘야! 네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 오직 외국놈들만 족칠 거란다"

필자 소개: 박정훈은 현재 멕시코 시티에 체류하고 있는 중남미 전문 자율기자로 <오마이뉴스>, <샘이 깊은 물>, <말> 등에 기고했고 <한겨레21>의 중남미 전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멕시코 사빠띠스따 민족해방군 사령관들을 한국 언론으로는 최초로 인터뷰했으며 베네수엘라 쿠데타 정국, 콜롬비아의 납치 문제, 브라질 대통령선거 등을 현지 취재했다. 스페인어 자율 번역자로 사빠띠스따 민족해방군 부사령관 마르꼬스가 집필한 설화집 <마르코스와 안토니오 할아버지>(다빈치)를 한국어로 옮겼고, 현재 부사령관 마르코스의 개인 역정과 사빠띠스따 민족해방군의 역사가 담긴 <마르코스: 천재 사기꾼>(가제, 휴머니스트 출간 예정)의 한국어판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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