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5일째인 오늘 16일 오전 11시 해운대 PIFF 파빌리온 컨퍼런스룸에서 '새로운 물결(뉴 커런츠)' 부문에 진출한 아시아 신인감독들의 프리젠테이션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6개국 출신의 10명의 감독이 다 함께 무대에 올랐다. '새로운 물결' 부문은 기본적으로 비경쟁영화제를 표방하고 있는 부산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 아시아 영화계의 숨은 인재를 발굴하자는 취지에서 그 미래를 촉망 받는 신인감독들의 데뷔작 또는 두 번째 영화를 선보이는 섹션이다. 올해는 아시아 6개국 총 10편의 영화가 '새로운 물결' 부문에 올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수상 결과에 대해 조심스러운 예측이 하나 둘 쏟아지는 가운데 박흥식 감독의 <경의선>, 김태식 감독의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베트남 후인 루 감독의 <하얀 아오자이>, 중국 웨이 티에 감독의 <주밍, 도시로 가다>등의 영화가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다 함께 무대에 오른 10명의 아시아 신인감독들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프레시안은 특히 이들 감독 가운데 <하얀 아오자이>로 주목 받고 있는 베트남의 후인 루 감독과 인터뷰를 가졌다. <하얀 아오자이>는 베트남의 전통 의상 아오자이를 소재로 1950년대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 베트남 가족이 넘나드는 대하드라마를 통해 베트남 여성의 삶을 묘사한 작품. 후인 루 감독은 미네소타대학과 캘리포니아의 디자인아트센터칼리지에서 미술을 전공한 후 50편이 넘는 뮤직비디오와 광고로 실력을 쌓은 인물. 2003년에 이미 <인생의 통로>라는 단편영화를 통해 베트남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하얀 아오자이>는 후인 루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후인 루 감독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왜 베트남 여성의 삶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는가. "여성들은 특별한 존재다. 그 중에서도 아시아 여성들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사람들이다. 개인적으로는 남자들은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고생할 수도 있지만 여성들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시아 여성들의 삶은 정말이지 고통스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베트남 여성들의 삶도 마찬가지다. 내 어머니만 하더라도 어려서부터 나를 키우시기 위해 옷을 지으시며 돈을 버셨다. 그러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희생과 고통 속에 살아온 베트남 여성들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다." - 오랫동안 미국에서 공부한 것과 달리 장편 데뷔작의 소재는 굉장히 베트남적이다.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했지만 난 여전히 베트남에서 태어나고 베트남에서 자란 베트남 사람이다. 세계 어디에 있다 해도 가슴 깊은 곳에는 항상 베트남의 풍부한 문화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베트남의 영화감독으로서 장편 데뷔작에서 진정한 베트남의 모습과 그 안에서 보여지는 세대의 변화를 그리고 싶었을 뿐이다." - 베트남의 전통의상을 영화의 중요한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혹시 오리엔탈리즘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아오자이는 물론 베트남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옷이다. 그러나 나는 <하얀 아오자이>가 한 편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인 동시에 그 안에서 베트남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녹아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 내가 <하얀 아오자이>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50년이 넘는 세월 속에서 갖은 역경과 고난을 헤쳐나가는 베트남 여성들의 이야기였다.
후인 루 감독 ⓒ프레시안무비 김정민 기자
- 미술을 공부하고 뮤직비디오를 감독한 경력 때문인가. 영화의 영상미가 수려하다. 동시에 <하얀 아오자이>는 50년의 세월을 이어가는 한 가족에 대한 대하드라마다. 영상미와 스토리의 조합에 있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 "어렸을 때부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닥터 지바고>와 같은 할리우드의 대작 러브 스토리 영화들을 많이 봐 왔고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 게 사실이다.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 영상미와 이야기는 모두 다 놓쳐서는 안될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카메라 앵글이라고 생각한다. 카메라 앵글은 단순히 영화를 어떻게 찍느냐는 차원에서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 카메라 앵글은 그 감독의 생각을 드러내는 창이다. 카메라 앵글 속에 감독의 시각과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감독의 독창적인 개성이 분출되는 통로이자 감독의 서명과 같은 것이다. 난 언제나 어떠한 카메라 앵글 을 통해 효과적인 러브 스토리를 그려낼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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