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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탄핵안, '무소속' 김형오 의장의 결단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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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탄핵안, '무소속' 김형오 의장의 결단이 필요"

[기고] 사법부 독립 위해 국회가 나서야

법관은 헌법과 법률 앞에 정직해야 한다. 주권자인 시민이 정한 헌법과 법률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사법부요, 법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하여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대법원은, 그리고 신영철 대법관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지키지 못했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위헌ㆍ위법적인 재판개입이라는 매듭을 풀지 못했다.

신영철 대법관은 헌법이 보장하는 사법권의 독립을 뿌리부터 뒤흔들었다. '촛불재판' 사건의 배당에서부터 선고일정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으로 재판에 개입했다. 인사평가권을 지닌 법원장의 이런 압박으로 인해 사법부의 독립성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사법부 독립 위해 국회가 나서야 한다

사법부가 스스로 사법부의 독립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명백해졌다.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여 사법부의 신뢰의 위기는 물론 중대한 헌정위기를 야기한 신영철 대법관은 지금까지 자리에 연연하고 있다.

이제 국회가 나서야 할 때다. 헌법과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은 11월 6일 대법관 신영철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 그제(9일) 본회의에 신영철 대법관 탄핵안에 대해 본회의에 보고했다.

탄핵제도는 제도의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경고와 예방의 기능을 하게 되며, 종국결정에 이르지 아니하더라도 탄핵소추의 발의와 의결과정 자체로도 대의적 통제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탄핵제도는 이념적으로 국민주권의 원리를 구현하는 것이고 제도적으로는 국회의 행정부와 사법부에 대한 감독ㆍ견제기능과 헌법보장기능을 나타내는 것이다(국회법해설 555페이지).

하지만 입법부마저도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내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거대여당 한나라당의 어거지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억지주장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10일 신영철 대법관 탄핵소추안을 의사일정에 반영하지 않을 것이며, 자동폐기 시키겠다고 했다. 안 원내대표는 '신영철 대법관 문제는 이전에 쟁점이 되었던 사건'이라며 '야당이 지금 와서 새삼스럽게 신 대법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은 법원을 압박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대법관 신영철'의 존재로 인해 사법부의 신뢰가 흔들리고 헌정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대법관 신영철'이라는 단어 하나가 기본권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재판개입을 정당화시키고 있다. 위헌ㆍ위법적인 재판 개입보다는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는 것이 최고법관이 되는 지름길이라는 잘못된 선례로 작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신영철 대법관의 문제는 '이미 종료된 사안'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인 것이다.

거대여당 한나라당의 안상수 원내대표는 '신 대법관의 행위는 재직 중의 행위가 아니므로 탄핵소추의 법적요건에 부합되지 아니한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106명의 의원이 탄핵하고자 한 것은 '법관 신영철'이다. 우리 헌법 제65조는 탄핵소추의 대상으로 대법원장, 대법관을 비롯한 모든 판사들을 '법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신영철 대법관 탄핵소추안은 '법관 신영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다. 따라서 서울지방법원장 재직시절의 위법한 재판개입은 당연히 '재직중의 행위'인 것이다.

판사, 교수, 헌재는 '위법'하다는데, 한나라당만 '정치공세'라니?

안상수 원내대표는 야5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정치적인 공세"요, "탄핵소추 할 만한 법 위반사항이 없다"고 했다. 궤변이다.

사법부의 성원인 판사들조차 '위법'이라고 했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신 대법관의 행동으로 법관들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재판에 대한 국민 신뢰가 손상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했다(5월 13일). 최고법원의 동료인 박시환 대법관조차도 '제5자 사법파동'이라고 했다. 495명의 판사들이 "신영철 대법관의 당시 행위는 재판권 독립을 침해했다"고 결의했다. 이는 역사상 가장 많은 판사들이 참여했다는 1988년 제2차 사법파동 때의 서명 판사 수 330여 명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학계 역시 마찬가지다. 법학교수 165명은 신 대법관의 재판개입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인 사법권의 독립을 훼손한 것'이며, '이와 같은 상황은 자유민주주의의 기초를 뿌리째 뒤흔드는 중대한 헌정위기'라고 했다. '직무와 관련하여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탄핵의 요건에 해당한다'고 했다(6월 8일).

또다른 최고재판소인 헌법재판소 역시 신영철 대법관에 대해 간접적인 탄핵결정을 이미 내렸다. 신 대법관의 재판개입을 불러온 '촛불재판'의 처벌법규인 집시법 제10조에 대해 지난 9월 24일 헌법 불합치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럼에도 거대 여당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탄핵소추할 만한 위반사항이 없다'고 하고 있다.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강변하고 있다. 대법원, 각급법원 판사, 법학교수등이 모두 위헌ㆍ위법임을 지적하고 있음에도 한나라당은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은 합법이라고 한다. 역시 '그들만의 합법'이다.

신영철 탄핵안 표결은 국회의 역할

사법부의 독립은 사법부 신뢰의 근간이자, 이명박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법치의 시작이다. 야당 뿐만 아니라 여당, 거대여당 한나라당은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것이며, 신영철 대법관의 존재만으로도 국민은 사법부를 신뢰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사법부의 독립' 또한 현저히 침해되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입법부는 헌법과 법률, 그리고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사법부의 독립은 정파의 이익에 우선하는 것이다. 신영철 대법관 탄핵소추안은 당연히 본회의에 부의되어야 한다.

신 대법관의 행위가 위헌ㆍ위법한 행위였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 탄핵소추의 절차가 잘못되었다면 의사일정에 올리는 것을 반대할 것이 아니라 본회의장에서 '반대'한다는 표결을 함으로써 이를 부결시키면 된다. 그것이 국회의 역할이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이 탄핵소추안을 의사일정에 올리는 것조차 반대한다면 이는 합법적 촛불집회에 대한 정부여당의 위법한 법 집행을 독려한 신영철 대법관을 보호하겠다는 '정치적 고려'에 불과하다.

안상수 원내대표와 한나라당은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한 입법부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방해해선 안될 것이다.

'무소속' 김형오 의장에게 바란다

국회의장은 그간 사회적 쟁점이 된 사안들에 대해 입법부가 그 역할을 해야한다면서 직권상정이라는 결단을 한 적이 많았다. 이제 입법부의 3분의 1이 넘는 국회의원 106명의 의원들이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거대여당 한나라당은 '정치공세'라며 의사일정조차 거부하고 있다.

국민들이 사법부를 믿지 못하겠다고 한다. 판사들이 사법행정의 수장 법원장에 의해 그 독립성이 침해되고 있다. 그럼에도 거대여당 한나라당은 국회의 역할을 포기하고 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미디어법으로 인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되던 지난 7월 12일 "국민적 동의 하에, 국가적 요구에 의해 처리가 돼야 할 안건이 막혀 곤란하다는 판단이 선다면 직권상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한 "직권상정은 국회의장의 고유 권한으로 함부로 행사할 수 없고 회피하고 싶은 권한이지만 국민이 요구하고 정당성을 갖춘 법안이 마냥 국회에서 처리가 안 돼 사회적,국민적 파장이 크다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신영철 대법관 탄핵소추안 역시 마찬가지다. 사법부 독립이 탄핵소추안에 달려 있다. 한나라당이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이제 의장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사법부의 독립과 국민을 생각하며 한나라당이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는 거대여당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만약 한나라당이 거부한다면 입법부의 수장으로서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김형오 국회의장이 결단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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