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 부대가 3일 오전 7시 민항기 편으로 이라크로 출국한 가운데 유럽 동포 1백55명과 20명의 프랑스, 독일인이 '유럽동포 파병반대 선언'을 발표하고 한국정부에 파병철회를 공개 요청했다.
이 선언에는 이영빈 목사와 이희세씨(전 재불 조국통일위원회 대표), 김성수 박사(독한문화원장) 같은 유럽동포운동 원로와 유학생을 비롯한 유럽동포와 독일, 프랑스인들이 참여했다.
***"유럽에서도 '한국인 대상 테러' 우려"**
장광열 민주노동당 유럽지구당 사무국장은 3일 "한국군이 미국, 영국에 이어 세번째로 큰 규모의 군대를 보냄에 따라 유럽동포들은 이라크 현지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한국인이 테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장 사무국장은 "유럽에는 이라크 출신 망명자들과 이슬람교도들이 많아 이라크 상황과 아랍세계의 반응에 대해서 비교적 많은 정보를 받을 수 있다"며 "안 그래도 반전여론이 강한 데다 이로 인해 미국과 이라크 전에 대한 비판여론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장 사무국장은 "고 김선일씨의 피살사건 이후, 독일 베를린 한국대사관과 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 앞에서 파병반대 시위가 있었고, 파병에 대한 토론회도 지역마다 열리고 있다"며 "유럽의 한국인들은 오는 10월 중순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제 3차 유럽사회포럼에 참여, 반전여론 형성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발표한 '유럽동포 파병반대 선언' 전문이다.
***파병반대 유럽동포 선언문**
고 김선일씨 사망사건으로 우리 동포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고, 슬픔을 느끼고 있습니다. 어쩌다가 우리 한국인이 이라크 저항세력의 표적이 되었습니까.
김선일씨가 피살된 것은 정부의 파병결정 때문입니다. 파병소식이 전세계의 뉴스를 타고 이라크 저항세력의 귀에 들어갔을 때 그들은 김선일씨의 생명을 담보로 파병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파병방침을 바꾸지 않을 것임을 단호하게 밝혔고, 저항세력은 그를 처형하였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난 근본 원인은 한국이 미국의 더러운 전쟁에 동참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부시정권은 국제테러를 뿌리뽑고,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 후세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이라크를 침략했습니다. 전세계에서 이라크 전쟁반대 시위가 불처럼 번지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회원국 다수가 전쟁에 반대하는 가운데서도, 미국은 유엔의 승인도 받지 않고 침략전쟁을 벌였습니다.
그 후 미국이 확실히 있다고 장담하던 대량살상무기는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고, 이라크인들의 해방은 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미국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반감이 극에 달하자, 미국은 우방국들을 끌어들이고, 이라크 임시정부를 내세워 비난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라크 정부는 허수아비일 뿐이고, 이라크를 실제로 지배하고, 파병국들을 지휘하는 것은 미국입니다. 미국이 전쟁을 일으킨 이유는 이제 분명해졌습니다. 그것은 세계 제 2의 매장량을 가진 이라크의 석유를 장악하는 것입니다.
파병은 정부가 내세우는 것처럼 이라크인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점령을 돕는 것일 뿐입니다. 파병 결정에 따라서 무장조직 '유일신과 성전'은 김선일씨를 살해했습니다. 앞으로 한국은 스페인이나 터키처럼 테러공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자국민의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국민들을 테러의 위협에 노출시키면서 허울뿐인 국익을 내세워 파병을 밀어붙여야 합니까?
이라크 사람들을 독재치하에서 해방시키겠다던 미군은 무고한 시민들을 감옥으로 끌고 가서 성고문과 전기고문을 하였고, 그 광경을 사진으로 찍는 엽기적인 짓을 저질렀습니다. 또 팔루자와 나자프등에서 일어난 이라크인들의 봉기에 대해서, 미국은 마치 1980년 광주에서 전두환 일당이 시민들을 총칼로 유린한 것처럼 민간인 학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한국군이 동맹국의 일원으로 참여하는 것을 이라크인들이 어떻게 보겠습니까?
37년 간 일제의 식민지배를 겪은 우리 민족은 과연 역사에서 무엇을 배웠습니까. 일제는 온갖 좋은 말을 동원해서 자신들의 지배를 정당화 했지만 그들의 원래 목적은 우리나라를 수탈하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은 세계 유일의 강대국으로서, 점점 제국주의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의정부 여중생 효순이 미선이를 치어 죽인 미군이 무죄로 석방되면서 한국에서는 반미의 촛불이 뒤덮었습니다. 미국은 전쟁시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을 가지고 있고, 우리 땅을 맘대로 쓰고, 우리 국민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러도 가벼운 처벌밖에 받지 않고 있습니다. 이라크처럼 우리도 미국의 오만이 판치고 있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런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대등하게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하면서 국민들의 열성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자신의 약속을 뒤엎고 미국에 종속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개혁세력을 자처하는 열린우리당의 많은 의원들은 총선 때 파병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지금은 김선일씨가 희생되었는데도 파병은 불가피하다고 말합니다.
우리 동포들은 이제라도 노무현 정부가 국민의 안전과 이라크의 평화를 위해서 파병을 철회하고, 미국과 동등한 관계를 이뤄줄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