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6년 11월 04일 0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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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협
40세 나이에 교수직을 그만둔 후 20여 년간 독학으로 문명교섭사를 공부해 온 역사학자. 서울대학교 이공계 수석 입학 뒤 사학과로 전과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프레시안 장기 연재를 바탕으로 <해방일기>, <뉴라이트 비판>, <페리스코프>, <망국의 역사, 조선을 읽다> 등의 책을 썼다. 프레시안 창간 때부터 거시적 관점에서 역사와 한국 사회를 조망하는 글을 꾸준히 쓰고 있다. <역사 앞에서>의 저자 김성칠 교수가 부친이다.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수도
[왕겅우 회고록] 8.
Part 2 Distance made the heart fonder 거리가 멀수록 커지는 그리움 Chapter 7 Capital with a difference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수도 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학(ANU)에 자리 잡자 나는 중국 상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중국 혁명을 위협하는 소련 수정주의에 대한 마오쩌둥의 격렬한 반응은 어떤 것인가? 그 질
김기협 역사학자
떠날 때가 되었다. Ready for a move
[왕겅우 회고록] 7.
중국의 근대화 노력은 살아남으려는 의지와 부강한 나라들을 따라잡으려는 야심에서 나온 것이었다. 내 강의에서는 근대화의 의미를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다. 서양의 계몽주의에서 나온 근대는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뒤덮은 서양 제국들로 확장되었다. 여러 세대에 걸쳐 사람들이 좋든 싫든 새로운 개념의 정치와 금융과 법률 안에 살아오며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자기들이
역사로 빚어지는 미래 A future shaped by history
[왕겅우 회고록] 6
나는 가르치는 일을 좀 별난 방식으로 시작했다. 교실에서 하는 수업이 아니었고 학생이 단 한 명이었다. 일본 점령기 때 아버지가 친구의 첩에게 표준어를 가르쳐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손수 하시기 불편했던 아버지가 열네 살이던 내게 그 일을 맡겼다. 그 여자에게 백화문 읽기와 말하기를 가르치는 일로 보수를 받았을 뿐 아니라 나 자신 배우는 것이 많았다. 말하
국가건설의 길 Paths to nation-building
[왕겅우 회고록] 5.
우리 지역에서 제국의 해체는 필리핀, 네덜란드령 동인도와 버마의 일본 점령이 끝나면서 시작되었다. 1945년에 이 세 곳 식민지에서 지역 민족주의자들의 국가건설 작업이 시작될 태세였다. 그런데 그들 사이에 큰 차이가 있었다. 필리핀은 가장 실용주의적인 입장으로 새로 세워진 국가가 계속 미국에 의지했다. 인도네시아 민족주의자들은 이와 반대로 네덜란드의 귀환에
말라야인이 되기 위해 Tanah Melayu as Malaya
[왕겅우 회고록] 4.
대학 다닐 때,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준 사람이 없었다. 교수님들 말씀을 잘 듣고, 필요한 일을 하고, 흥미를 끄는 것을 무엇이든 찾아 읽었다. 잊어버리거나 잘못 이해하는 일이 없도록 기록하는 습관도 익혔다. 지식이 더 많아지면 언제고 훌륭한 교사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대학은 공부를 계속해 나갈
내가 찾은 역사학의 길
[왕겅우 회고록] 3. What kind of historian?
1950년대는 여러모로 불확실성이 넘치던 시기였다. 말라야는 아직 독립 이전이었고 대다수 중국계 주민은 중국 국적이지만 그것이 어느 쪽 중국인지는 1949년 이후 명확하지 않았다. 공산폭동 때문에 말라야 관리들은 중국인이라면 특별히 확인되지 않는 한 신중국에 협조적인 쪽으로 의심하도록 지침을 받고 있었다. 난징에서 막 돌아온 나는 친-베이징도 아니고 친-타
남중국해를 건너
[왕겅우 회고록] (2) 제 1부 출발점은 바다에 Beginnings at Sea
나는 우리가 있어야 할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자라났다. 부모님이 나를 이포로부터 중국의 고향으로 데려가기만 하면 내 삶이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1936년, 내가 여섯 살 때 결행하려 한 일이다. 그런데 일본의 침략이 임박한 때였고, 조부모님이 아버지에게 가족 부양을 계속할 수 있도록 말라야에서 그냥 살라고 했다. 부
왕겅우 회고록 (1)
[왕겅우 회고록] 1
지난 9월부터 연재했던 [왕겅우의 중국문명 이야기]를 일시 중단하고, 그 대신 2026년 발간된 회고록 <No Borders(울타리 없는 집)>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왕겅우 교수(1930~)의 회고록은 모두 세 권으로 이미 두 권은 지난 6월, 번역 출판됐습니다.(소년기 회고록 <집 아닌 곳에서>와 청년기 회고록 <있는 곳이 집&
중화세계의 재균형 (4)
[왕겅우의 중국문명 이야기] 8
Towards A Modern Future / 근대적 미래를 향해 이제 지금 상황으로 돌아와 중국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는지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중국이 과거에 겪은 여러 단계와 수많은 접점을 되찾으려 하는 노력이 제게 놀랍습니다. 제일 먼저 지난 30년의 경험과 그 앞 30년의 경험을 통합하려는 노력이 있습니다. 해방 후 60년의 시기
중화세계의 재균형 (3)
[왕겅우의 중국문명 이야기] 7
Attaining Progress And Continuity / 진보와 연속성의 두 마리 토끼 세 번째 불균형은 중국이 지배 담론 속에서 당당한 자리를 찾고자 하는 희망에서 나온 것입니다. 명확히 설명하기 힘든 문제인데, 중국인이 원하는 진보와 연속성의 결합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할 것을 나는 제안합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1911년 혁명 전부터 중국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