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쿠팡 '블랙리스트'를 폭로한 제보자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송치한 가운데,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가 공소청에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촉구했다.
쿠팡 대책위원회와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는 3일 서울 서초 공소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블랙리스트 공익 제보자에 대해 무혐의로 불기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같은 취지의 탄원서를 공소청에 제출했다.
앞서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전 직원인 김준호 씨는 회사가 2017년 9월부터 6년여 간 물류센터를 거쳐간 직원 1만 6450명, 노조 간부, 쿠팡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온 기자 등의 취업을 제한하려는 목적의 명단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2024년 2월 이를 공익제보했다. 명단에는 이름, 연락처 등 개인 정보와 취업 제한 사유가 담겼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김 씨가 타인의 계정으로 사내 시스템에 무단 접속했다며 영업비밀누설, 업무상배임, 정보통신망법 등 혐의로 경찰 고소에 나섰다. 김 씨에게 계정을 빌려준 직원도 함께였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질타가 이어지자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고소를 취하했으나 해당 혐의는 친고죄가 아니라는 이유로 수사가 이어져 왔고, 지난 21일 경기남부경찰청은 김 씨와 조력자에 대해 사내 서버 접근 등과 관련한 정보통신망법 혐의를 인정해 수원지방공소청에 불구속 송치했다.
제보자 김 씨는 "경찰이 저를 수사한 속도와 쿠팡을 수사한 속도는 완전히 달랐다"며 "저는 고소장이 들어오자마자 압수수색을 당했고, 고소가 취하된 뒤에도 끝내 송치됐다. 그런데 시민단체가 쿠팡을 고발한 사건은 지금까지 송파경찰서에서 결론이 안 났다. 쿠팡은 압수수색 한 번 받은 적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탄원은 저 하나 살려달라는 게 아니다"라며 "'회사 잘못을 알린 사람이 피의자가 돼 법정에 서는 걸 보면 다음에 누가 입을 열겠냐'고 시민들이 공소청에 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씨의 법률 대리인인 김병욱 변호사는 "공익제보자들의 용기 있는 결단과 행동이 없었다면 쿠팡의 위법한 행태는 알려질 수 없었다"며 "그런데 쿠팡은 블랙리스트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마자 제보자와 조력자를 보복성으로 고소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은 공익신고에 따른 형 감면은 법원에서 판단할 수 있다고 하나 핑계에 불과하다. 공익제보 목적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로 얼마든지 위법성이 없는 행위로 판단할 수 있다"며 "공소청은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거나 불기소 취지로 경찰로 돌려 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9일 권익위원회는 쿠팡 블랙리스트 공익제보자 2명에 대해 책임 감면 검토를 요청했다. "대상자들의 행위가 공익신고 과정에서 발생한 만큼 형을 받지 않거나 일반적 경우보다 적게 받을 수 있도록 검토해 달라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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