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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한윤수의 '오랑캐꽃']<563>

잠 못 이룰 정도로 무더운 밤이면
나는 역기 드는 꿈을 꾼다.
결국 엄청 큰 역기에 깔려 죽을 찰나
핸드폰이 울린다.
살았다!
하고 받으니 여성의 목소리.

"아저씨, 나 캄보디아."
"오! 캄보디아."
"아저씨, 요새 미국인 많이 도와줘요?"
"아니, 조금."
"캄보디아 말 알아요?"
"몰라."
"영어 알아요?"
"조금. 그냥 한국 말로 해."
"아저씨, 지금 어디 있어요?"
"발안. 알아?"
"몰라요."
"지금 어디 있어?"
"의정부 덕정. 알아요?"
"알아."
"나 친구 울어요."
"친구한테 문제 있어?"
"예."
"그럼 발안 와요. 물어보구."
"알았어요. 발안 가요."

핸드폰 번호는 비밀인데
어찌 그리 귀신같이 아는지.

밖으로 나오니
폭우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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