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 04월 30일 2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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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3)
[박덕규의 '소설 사명대사'] <6>
서산대사 휴정의 법문을 떠올리던 유정이 문득 말했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스님, 새삼스러우십니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나한을 만나면 나한을 죽이고……'의 예화는 말할 것도 없이 임제선사의 가르
박덕규 단국대 교수
인연-(2)
[박덕규의 '소설 사명대사'] <5>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나는 것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지는 것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으니 죽고 살고 오고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휴정의 부음을 접하고 조상을 하기 위해 말을 타고 묘향산으로 향하는 내내 유정의 귀에는 서산대사 휴정이 마지막 남겼
인연 (1)
[박덕규의 '소설 사명대사'] <4>
유정이 서산대사 휴정의 부음을 접한 것은 갑진년(1604, 선조 37년) 2월 21일이었다. 묘향산 원적암에서 실제 서산대사가 입적한 정월 24일로부터 한 달이 지난 뒤였다. 영감난야에서 해를 넘기며 동안거를 하고 나온 유정은 오대산 일대의 암자를 두루 둘러보고 월정사와 상
애일당(愛日堂) (3)
[박덕규의 '소설 사명대사'] <3>
허균은 왜란 나기 몇 해 전에 일어난 정여립 옥사 때 유정이 이에 연루되었다 해서 관아 끌려가 봉욕을 당할 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문제의 발단은 유정의 스승 서산대사 휴정이 쓴 시였다. 휴정이 금강산 향로봉에 올라간 감회를 모든 나라의 큰 성(城)들은 개미집
애일당(愛日堂) (2)
[박덕규의 '소설 사명대사'] <2>
뒤에 서 있던 사내는 남장을 하고 섰지만 사내가 아니라, 춘섬이 명례원에 들어오기 여러 해 전부터 와 있어 허균도 익히 아는 기생 홍주였다. 홍주는 춘섬 곁으로 걸어와 남정네처럼 절을 하고 앉아서 입을 열었다. "제가 그날 그 방에 들었다가 나으리들이 하시는 말씀
애일당(愛日堂) (1)
[박덕규의 '소설 사명대사'] <1>
나는 자라면서 서너 차례 해인사에 들렀던 것 같다. 그때마다 총탄에 맞은 흔적이 완연한 사명대사의 비 앞에서 잠시 머물곤 했다. 임진왜란 때 왜적을 물리친 공을 기리는 그 비를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 경찰이 '민족정신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