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 07월 09일 22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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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막강한 재주, 모든 것을 OO로 만든다
[프레시안 books] 정용준의 <바벨>
가벼운 이야기가 오고가는 자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공식 기념가로 제정하기 위한 움직임을 둘러싸고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논란들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꺼내본 적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노래의 제목에 있는 '행진'이라는 단어만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이다. 억눌려있던 시민들의 의지가 마침내는 길거리로 뚫고 나오는 것
남승원 문학평론가
"꾸에엑" 짐승 소리가 진실을 전한다!
[프레시안 books] 공선옥의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역사를 책으로 배웠다. 9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4년 내내 '다쓰현'(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박세길 지음, 돌베개 펴냄)과 '민역'(민중의 역사)을 가방에 넣고 다녔다. 중학교 시절 학교 운동장에 호외로 뿌려진 신문지가 수북이 쌓이더니 갑자기 단축수업을 했던 이유가 '6·29선언' 때문이었다는 사
반도의 흔한 상상은 저 멀리! 몽골이 왔다!
[아까운 책] 김형수의 <조드>
'프레시안 books' 138호는 '아까운 책' 특집호로 꾸몄습니다. 지난해 가치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고 우리 곁을 스쳐가 버린 숨은 명저를 발굴해 소개합니다. 다양한 분야 열두 명의 필자가 심사숙고 끝에 고른 책은 무엇일까요? 여러분도 함께 '나만의 아까운 책'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이 작업은 출판사 부키와 공동으로 진행했습니다. 여기 공개되는 원고
황석영, 스마트폰 접속에 성공할까?
[프레시안 books] 황석영의 <여울물 소리>
작가가 자신의 등단 햇수를 따지고 스스로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작품을 쓰지는 않았겠지만, 최근 출간된 황석영의 여울물 소리(자음과모음 펴냄)에는 출판사가 굳이 붙여둔 '등단 50주년 기념작'이라는 꼬리가 달려 있다. 아무도 책을 읽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현실에서 그나마 이런 홍보가 가능하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황석영이라는 이름이 문학적 테두리를 넘는 하나
죽음·욕정·증오, 그 요양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프레시안 books] 백가흠의 <나프탈렌>
백가흠은 우리 문단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분명히 가지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그의 이야기들은 먼저 우리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든 뒤에 한결같은 작가 특유의 잔상을 남기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것은 눈을 감은 뒤에 아련하게 남는 방식이 아니라, 미추가 뒤섞여 있는 우리의 삶과 현실을 정면으로 보여주면서 주저하지 않고 눈 속으로
가족, 그거 조폭과 다를 게 뭐야?!
[프레시안 books] 성석제의 <위풍당당>
9년 만의 장편 소설이다. 오래간만이다. 이렇게 무릎을 대고 바투 앉아 정색하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성석제의 목소리를 들어본 것도.그런데 실제로 오래간만이라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다. 그간에도 우리는 다양한 주제의 산문집이나 단편들을 통해서 더할 나위 없이 '인간적'인 그의 시시콜콜한 면모들을 빠짐없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가 낯설지 않은
사람들은 왜 '이문열'을 싫어하나?
[남승원 '이문열'을 말하다] <리투아니아 여인>
최근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문열의 장편 리투아니아 여인(민음사 펴냄)을 앞에 두고 책꽂이를 훑어보니 내가 가지고 있는 그의 책은 변경(전12권, 문학과지성사 펴냄) 5권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 일이 거의 없는데, 한 번 손에 든 소설을 끝까지 읽지도 않은 것이다. 그래서인지 다시 '이문열'이라는 이름과 마주하기 위해서 개인적으로는 꽤나 많은
"20대? 그래, 우린 루저야!" 인정하면 끝?
[프레시안 books] 전석순의 <철수 사용 설명서>
최근 우리 소설의 배경에 주목하면 그 다양함의 진폭이 거의 최대치에 이른 것처럼 보인다. 박민규 식의 소위 '우주적 상상력'이 펼쳐지는 공간에서부터 김애란이나 김미월 등의 '경험적 사실성'이 돋보이는 공간인 (반지하, 옥탑, 잠만 자는) 방이나, 편혜영·김숨·황정은 등의 가공력을 거쳐서 철저하게 살 발라진 현실 공간에 이르기까지 그 배경들의 종횡무진은 심리
"6·25, 짱이던데요?"…'거짓 죽음' 판치는 야만의 세상!
[프레시안 books] 전상국의 <남이섬>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지능, 언어 그리고 문화 등을 답으로 쉽게 말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다른 점은 바로 그 '다름'에 대해 집착하는 것 그 자체가 아닐까 싶다. 인간이 스스로 동물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그것에 맞추어 답을 개발하고 찾아나가면서 인간만의 역사를 쓰게 한 원동력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그게 아니라면 동물의 야성을 비웃
"갈 길 잃은 저를 데려가 주세요!"
[프레시안 books] 한승원의 <항항포포>
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치게 되면서 언제부터인가 정작 전공으로 삼고 있는 문학을 통해서 스스로 질문하는 것을 멈추게 되었다. 문학 자체에 대한 의심을 포함하는 이 질문들을 생각하며 보내곤 했던 오랜 시간들 대신 어떤 방식으로든 짧은 시간 안에 작품들을 구별하고 가름이 끝난 뒤의 평가를 자못 당당하게 전달하는 데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부끄럽지만, 음식의 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