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 04월 30일 15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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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사람 (3)
[박덕규의 '소설 사명대사'] <36>
"왜란이 끝나고 우리 조정에 강화를 청하면서 데려온 피로인이 모두 몇 명입니까?" 유정은 거듭 말을 늦추었다. "제가 스스로 조선을 데려간 것만 두 차례이고 모두 오백에 이르는 숫자입니다. 그 밖에 다른 사신이 갈 때도 수십 명씩 데려간 적이 있습니다." "그
박덕규 단국대 교수
숨은 사람 (2)
[박덕규의 '소설 사명대사'] <35>
소설 사명대사(35) 숨은 사람(2) "너 또한 그 목소리가 차분하니 안심이구나." 유정은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그 말에 행자는 가벼운 신음소리를 냈다. 유정과 손문욱, 박대근 등 사절단의 상상관 일행은 소 요시토시의 인도로 삼나무숲으로 제방을 이룬 자
숨은 사람 (1)
[박덕규의 '소설 사명대사'] <34>
가까운 육지 사이에 끼여 있는 좁고 긴 바다를 해협이라 하는데, 다른 말로는 수도, 목, 도, 샛바다라 했다. 특히 만이나 큰바다로 바로 연결되는 좁은 해협은 특히 조류가 빠르고 바람의 방향이나 속도가 표변하기 쉬하기 쉽고, 때에 따라 물이 크게 소용돌이치는 일명 와류
시례빙곡(枾禮氷谷) (3)
[박덕규의 '소설 사명대사'] <33>
소설 사명대사(33) 시례빙곡(3) 유정은 양쪽으로 바위가 깎여 나간 협곡으로 한참 걸어올라갔다. 오랜 풍화로 갖가지 모양의 그림이 빚어진 절벽이 장관이었다. 조선 팔도 다녀보지 않은 곳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유정이지만 이 정도 절경을 다시 보기는 어려울
시례빙곡(枾禮氷谷) (2)
[박덕규의 '소설 사명대사'] <32>
소설 사명대사(32) 시례빙곡(2) 유정은 뒤따르려는 해구를 눌러 두고 혼자 더 깊은 협곡 쪽으로 발길을 옮겨갔다. "공즉시색, 공이 곧 색이고, 색이 곧 공이로다, 물이 곧 얼음이고 얼음이 곧 물이로다!" 유정이 떠나자 해구가 행자들을 불러 모아놓고 반야
시례빙곡(枾禮氷谷)(1)
[박덕규의 '소설 사명대사'] <31>
소설 사명대사(31)시례빙곡(枾禮氷谷)(1)"큰스님, 참으로 신기합니다. 으슬으슬 춥기까지 한데요." 해구가 몸을 떨면서 두 손으로 자기 몸을 감싸는 시늉을 했다. "아직 일러. 엄살떨지 말고 더 들어가 봐." 유정의 발걸음은 더딘 듯하면서도 언제나 남보다 앞섰다. 좀전까지
호신불 (3)
[박덕규의 '소설 사명대사'] <30>
"그런데, 그날...... 큰스님이 너와 네 동생을 데리고 나를 찾아오셨을 때......" 도원은 말을 멈추고 한동안 숨을 가다듬었다. 도원이 걷어찬 이불을 홍주가 가볍게 덮어주었다. "예, 행수님...... 무얼 말씀하시려는 건지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처음에 제가 왜놈들한
호신불 (2)
[박덕규의 '소설 사명대사'] <29>
"두 분은 이 늙은 것을 만나기만 하면 늘 기분 좋은 말씀만 하시는데, 아직 내가 철이 나지 않은 건지, 아니면 이미 늙어서 듣기 좋은 말만 좋아하게 돼서 그런 건지, 그런 말씀을 듣고 나면 기분이 좋아져서 자꾸 웃음이 난답니다. 허허허......" 곡차 탓이기도 했지만
호신불 (1)
[박덕규의 '소설 사명대사'] <28>
"무얼 그리 골똘히 보고 계시온지요?" 이달의 목소리가 가만히 유정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허균도 유정이 아까부터 미동도 하지 않고 쳐다보고 있는 관우(關羽) 소상(塑像) 앞으로 다가갔다. "이번에 세 번째 와 보는데, 그때마다 관운장 모습이 더 생생한 듯합니다."
소 요시토시 (3)
[박덕규의 '소설 사명대사'] <27>
"조선 조정에서 사명당을 사신으로 보내는 속뜻을 내 세세히 알 수는 없으나, 사명당의 배포와 지략을 모두 믿고 보낸다는 뜻이 아니겠소. 승려를 홀대하는 조선에서 사명당 같은 고승이 나와 조정과 백성들이 의지하는 바 크다고 알고 있는데, 불교를 숭상하는 우리 일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