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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52ㆍ끝>
김기협 위원의 SF기획 - 보네거트 작/박웅희 옮김
나는 이 이야기를 허공에 썼다. 역시 허공에 불과한 왼손 인지 끝으로. 어머니는 왼손잡이셨고, 나도 그렇다. 오늘날엔 왼손잡이 인간이 없다. 오늘날 사람들은 자기네 지느러미발들을 완전 대칭으로 움직인다. 어머니는 빨강머리셨는데, 앤드류 매킨토시도 그랬다. 각자의
커트 보네거트 소설가
2003.02.26 09:11:00
갈라파고스<51>
*선장의 집 저편의 암초는 분명 애처로운 사적(史蹟)이었다! 나는 그가 날마다 그 암초를 보고 싶어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함께 내세로 통하는 하늘색 터널을 찾아 나선 *히사코 히로구치와 앞 못 보는 *셀레나 매킨토시가 손을 잡고 걸어 들어간 곳도 물에 반쯤 잠긴 그 둔
2003.02.25 08:36:00
갈라파고스<50>
그 일이 있은 후, 메리와 선장의 관계는 더는 예전처럼 지속될 수 없었다. 백만 년 전, 인간 부부가 갈라서는 걸 막는 방법에 대해 커다란 뇌들이 내놓은 많은 이론이 있었는데, 메리가 어떻게든 좀더 선장과 함께 지내려 했다면 방법이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그녀가 진
2003.02.24 11:00:00
갈라파고스<49>
칸카보노 소녀 하나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선장은 한참 뒤에야 알았다. 아무도 그에게 말해 주려 하지 않은 탓인 것은 분명했지만, 인종주의자인 그를 칸카보노 소녀들이 무척이나 싫어해서 피한 때문이기도 했다. 그들은 대개 그가 깊이 잠든 야밤에만 물을 길러 분화구 맞은
2003.02.22 08:57:00
갈라파고스<48>
배는 가라앉으면서 냉동고 바닥에 놓아둔 제임스 웨이트의 뼈다귀들도 함께 데려갔다. 그의 뼈는 오늘날 존재하는 것과 같은 파충류며 조류들의 뼈다귀와 뒤섞여 있었다. 오늘날에는 사람이 죽으면 가죽도 남긴다.그는 분명 원숭이 종류의 수컷이었다. 직립해서 보행하고, 짐
2003.02.21 08:57:00
갈라파고스<47>
바이아 데 다윈 호가 1996년 10월 쥐죽은 듯 고요한 대양 아래로 미끄러지듯 잠겨들 무렵에는, 선장만 빼고 모두가 다 그 배를 메리가 붙여 준 ‘거대한 블라인드’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었다.이 경멸어린 이름은 메리가 만다락스에게 배운 노래에서 따온 것이었는데, 그
2003.02.20 14:04:00
갈라파고스<46>
메리 헵번이 발견한 섬은 산타 로살리아였다. 선장이 즉시 그 쪽으로 배를 돌렸음은 물론이다. 그곳에 사람이 살고 있기를, 아니 최소한 잡아먹을 수 있는 동물이라도 살고 있기를 바라면서.남은 문제는 이제 앞으로 어떤 일이 또 벌어질지 보기 위해 내가 계속 동행하느냐
2003.02.19 08:48:00
갈라파고스<45>
선장과 메리는 일순 외부 세계와 연결이 되었다고 착각했다. SOS에 대한 응답이 그렇게 빨리 되돌아올 수도 없고 또 그렇게 문학적일 수도 없었을 텐데도.그리하여 선장이 다시 외쳤다.“메이데이! 메이데이! 여기는 바이아 데 다윈 호, 위치 확인 불가. 들리는가?”그 말에
2003.02.18 19:16:00
갈라파고스<44>
나는 지금, 누군가 감상에 젖어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카자크의 때 이른 죽음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싶다.“아, 그 녀석, 어차피 베토벤 9번 교향곡을 작곡할 놈은 아니었어.”나는 제임스 웨이트의 죽음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하고 싶다.“아, 그 친구, 어차피 베토벤 9번
2003.02.17 09:23:00
갈라파고스<43>
만다락스 가라사대:맹세는 그저 말일 뿐이고, 말은 그저 바람일 뿐이다.― 새뮤얼 버틀러(1612∼80)산타 로살리아 섬에서 메리 헵번은 만다락스를 통해 이 구절을 포함해 수백 개의 명언을 기억하게 된다. 하지만 세월이 감에 따라 그녀는 ‘윌러드 플레밍’과 결혼한 사실
2003.02.15 09: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