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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12>
김기협 위원의 SF기획 - 보네거트 작/박웅희 옮김
메리 헵번의 옆방에서, 히로구치 부부는 *앤드류 매킨토시를 두고 정말로 미친 사람이라고 속삭이고 있었다. 그건 좀 지나쳤다. *매킨토시가 거칠고 탐욕스러우며 자기밖에 모르는 인간인 건 분명했지만, 그렇다고 머리가 돈 건 아니었다. 그의 큰 뇌가 벌어지고 있다고 믿는
커트 보네거트 소설가
2003.01.07 09:04:00
갈라파고스<11>
만약 메리 헵번이 자살을 궁리하는 대신 옆방에서 속삭이는 이야기를 엿들을 기분이었다면, 그녀는 옷장 뒷벽에 귀만 대면 되었을 것이다. 그녀는 옆방 손님들이 누구인지 몰랐다. 어제 저녁 그녀가 도착했을 때는 손님이라곤 아무도 없었고, 그녀는 그때 이래 한번도 밖엘
2003.01.06 08:53:00
갈라파고스<10>
백만 년 전 갈라파고스 제도에는 섬이 몇이나 있었을까? 큰 섬이 13개에 작은 섬이 17개 있었다. 소소한 것들도 318개나 되었는데 그 중 몇은 해면 위로 겨우 1, 2미터 솟은 바위에 불과했다.지금은 큰 섬이 14개에 작은 섬이 7개, 그리고 소소한 섬이 326개다. 화산 활동은
2003.01.04 08:58:00
갈라파고스<9>
로이 헵번이 죽어가고 있는 동안, 그리고 일리엄 시 전체가 죽어가고 있는 동안, 그러니까 그 남자와 그 도시가 모두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비우호적인 발달에 의해 살해되고 있는 동안, 로이의 큰 뇌는 그를 설득해 자신이 1946년 과야킬처럼 적도 바로 밑에 있는 환상 산호
2003.01.03 08:51:00
갈라파고스<8>
지난 1월만 하더라도, 로이 헵번이 그 항해 여행을 신청하지 말았어야 할 이유는 얼마든지 있었다. 물론, 아직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든가 에콰도르에 기근이 들 것이라는 조짐이 분명히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메리의 직장 문제가 있었다. 자신이 곧 조
2003.01.02 09:18:00
갈라파고스<7>
호텔 엘도라도의 여섯 투숙객, 즉 캐나다인을 자처하는 웨이트를 포함한 미국인 넷과 일본인 둘이 적을 둔 나라의 화폐는 지구상에서 여전히 높은 신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미국의 달러화든 일본의 엔화든 그 가치는 허상에 불과했다. 우주의 본질에
2003.01.01 09:14:00
갈라파고스<6>
오늘날은 일어날 리 만무한 이런 금융 위기는 전적으로 인간의 커다란 뇌에서 비롯한 20세기의 갖가지 대재앙 가운데 최후의 것에 지나지 않았다. 다른 행성에서 온 방문자가 지구인들이 자기 자신과 서로에게는 물론 다른 모든 생명체들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광경
2002.12.31 09:10:00
갈라파고스<5>
바이아 데 다윈 호 역시 파멸의 운명이 정해져 있었으나, 그 이름 앞에 별표를 달기에는 아직 이르다. 배의 엔진들이 영원히 멈추기까지는 다섯 번의 일몰이 더 남아 있었으며, 대양의 바닥에 가라앉으려면 10년이 더 남아 있었다. 바이아 데 다윈 호가 과야킬에 선적을 둔
2002.12.30 08:59:00
갈라파고스<4>
앵글로색슨의 후예로 말수가 적고 신사적이며 어떤 일에도 객관성을 잃는 법이 없었던 찰스 다윈은 자기 저서들에서 그 예리한 관찰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런 찰스 다윈이 정열적인 사람들이 잡다한 언어를 사용하며 북적대는 과야킬에서 영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곳
2002.12.28 09:21:00
갈라파고스<3>
호텔 엘도라도는 5층짜리 관광호텔로, 장식이 없는 시멘트 블록으로 지은 신축 건물이었다. 가로 세로 높이의 비율이 앞면에 유리를 댄 책장과도 같아서 전체적으로 높고 넓고 얇았으며, 풍기는 분위기도 그런 책장과 비슷했다. 모든 침실의 서쪽 벽은 바닥에서 천장까지 통
2002.12.27 09: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