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 05월 02일 00시 25분
홈
오피니언
정치
경제
사회
세계
문화
Books
전국
스페셜
협동조합
갈라파고스<42>
김기협 위원의 SF기획 - 보네거트 작/박웅희 옮김
그들 바이아 데 다윈 호에 탄 사람들은 아직은 배고픔을 심하게 느끼지 않았다. *카자크까지 포함해서 모두의 내장에는 여전히 어제 오후에 먹은 것들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그 소화할 수 있는 마지막 분자들을 쥐어짜내고들 있었다. 갈라파고스 거북의 생존 전략처럼 제 몸
커트 보네거트 소설가
2003.02.14 09:01:00
갈라파고스<41>
그런데, *웨이트는 재생산 경력자였다. 그는 아주 오래 전에 한 골동품상을 내세로 통하는 하늘색 터널로 보내 버리기도 했지만, 한 상속자의 탄생을 거들기도 했던 것이다. 진화론의 기준에서 보면, 그는 살인자로서도 아버지로서도 썩 쓸만한 존재였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2003.02.13 09:07:00
갈라파고스<40>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 나와 결혼해 주세요. 난 정말 외롭습니다. 정말 두려워요.”메리 헵번은 *제임스 웨이트의 말에 몽상에서 깨어났다.“기력을 아끼세요, 플레밍 씨.”그녀가 말했다.“손 좀 줘 봐요.”그는 밤새도록 헛소리처럼 청혼을 반복하고 있었다.“손을 한번
2003.02.12 08:52:00
갈라파고스<39>
칠흑 같은 밤중에 백색의 신형 선박이 해도도 나침반도 항해등도 없이 차갑고 깊은 대양을 최고 속도로 가르고 있었다. 그러나 인류의 견해에 따르면, 그 배는 더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의 견해에 따르면, 페루의 미사일에 산산조각이 난 것은 바이아 데 다윈 호가 배가 아
2003.02.11 08:48:00
갈라파고스<38>
두 번째 폭발도 첫 번째 것과 마찬가지였다. 미사일이 접시 레이다와 교미를 한 것이었다. 이번의 레이다는 콜롬비아의 소형 화물선 산 마테오 호의 꼭대기에 있었다. 미사일에 생명의 불꽃을 부여한 페루 조종사 피카르도 코르테즈 소령은 그 미사일이 바이아 데 다윈 호의
2003.02.10 09:24:00
갈라파고스<37>
선장이 말을 이었다.“딸꾹, 내가 옳았어. 지그프리드, 딸꾹, 이제 실제로 증명되었다구. 내가 오래 전부터 말해 왔잖아. 언제고, 딸꾹, 커다란 운석들이 쏟아져 내릴 거라고 말야. 그게, 딸꾹, 현실로, 딸꾹, 나타난 거야.”“폭파된 건 병원이었어요.”*지그프리드가 말했
2003.02.08 08:56:00
갈라파고스<36>
먼저 동생을 알아본 선장이 아래쪽을 향해, 내가 육화되어 있었다면 외치고 싶은 소리를 대신해 주었다.“‘세기의 자연 유람’에 참가한 것을 환영하노라!”선장은 이제는 텅 빈 술병을 아직껏 부여잡은 채 고물쪽 주갑판으로 내려왔으므로, 눈높이가 동생과 거의 같아졌다.
2003.02.07 08:47:00
갈라파고스<35>
미사일이 접시 레이다에 그토록 뜨거운 프렌치키스를 퍼붓기 20분 전, 폰 클라이스트 선장은 이제 망대에서 내려가도 괜찮다고 판단했다.바이아 데 다윈 호는 깨끗이 털렸다. 하여 그 내부 시설이나 항해 보조 장비는 이제 1831년 11월 27일 세계 일주를 떠난 여왕 폐하의 멋
2003.02.06 08:54:00
갈라파고스<34>
백만 년 전 페루에 조종사가 한 사람 있었다. 대기권 한 끝에서 자잘한 파편들을 요리조리 피해 가며 전폭기를 몰고 있는 젊은 중령이었다. 그의 이름은 길레르모 레이예스, 복장과 헬멧에 인공 공기가 주입되어 있어서 그런 고도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다. 당시 인간들은 참
2003.02.05 08:48:00
갈라파고스<33>
나는 만약 산타 로살리아 섬의 첫 정착자들이 원래 ‘세기의 자연 유람’의 명단에 올라 있던 승객들과 선원들이었더라면, 그러니까 폰 클라이스트 선장, 매킨토시 부녀, 히로구치 부부, 메리 헵번, 칸카보노 소녀들이 아니라 이러저러한 선원들과 재클린 오나시스, 헨리 키
2003.02.04 09:21:00